[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가계부채에 대한 적색등이 켜진 가운데 우리나라 가계가 쓸 돈보다 갚을 돈이 63%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가계부채 상승률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25일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014년 3/4분기 중 자금순환’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63.1%로 껑충 뛴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소득의 증가속도는 둔화되는 반면, 가계부채는 다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부채는 9월말 현재 전 분기(1242조원) 보다 23조6000억원 늘어난 1266조원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연간 GDP(1469조원)의 86% 수준이다. 3분기 기준으로는 부동산 시장이 폭등하던 2002년 3분기(28조원)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통상 이사철 전세대출 및 주택대출 수요 등으로 4분기에 가계부채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가계부채 증가폭은 2011년(89조원) 이후 최고치인 8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소득은 부채만큼 늘어나지 않았다. 3분기 국민총소득(GNI)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증가하는데 그쳤다. 국민총소득을 기초로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추정한 결과, 가계 가처분소득은 같은 기간 3.7% 증가했다.

이처럼 가계의 소득 증가율은 둔화되고 부채 증가율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 2분기 161.1%에서 163.1%로 2%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쓸 돈보다 갚을 돈이 63%나 많은 셈이다.

반면 한국을 제외한 다른 OECD 국가들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계부채 비율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미국(-29.2%p)과 영국(-28.7%p), 스페인(20%p) 등 주요 선진국들은 가계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보다 20% 이상 하락하면서 부동산버블 이전 수준까지 회복됐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증가폭(22.6%p)은 네덜란드(24.5%p) 다음으로 높고, 증가율(16.1%) 역시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정부는 가계소득 대비 부채비율을 2017년까지 5%포인트 인하된 수준으로 관리하겠다고 했는데, 벌써 2.4%포인트 상승했다”며 “가계부채 악화는 가계와 금융회사의 재무건전성 악화, 그리고 민간소비 제약 등 거시경제에도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 가계부채는 줄이고 가계소득은 늘리는 소득중심 경제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