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부총리 이어 김무성대표도 가세 野 반대속 박지원 지원군으로
靑 “가석방 법무부권한”선그으며 ‘땅콩회항’반재벌정서 부담속 경제활성화·재계도움얻기 장고중
연말이면 으레 나오는 이슈 가운데 하나가 바로 ‘경제인 특별 사면’이다. 다음해 경제를 잘 운영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역할이 필요하고,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재벌 총수’이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똑같은 요구가 있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특별사면권 제한’ 공약이 발목을 잡았다. 당시 주요 정치인과 경제인을 제외한 생계형 사범 5900명을 특별 사면하는 선에 그쳤다.
올해도 여의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경제인 사면 및 가석방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개인 의견에서 비롯된 이번 사면 및 가석방 논의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다걸기’하고 있는 정부에서 집중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최경환 경제 부총리와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기업인이라고 해서 역차별이 있어선 안 된다”며 재벌 총수들을 상대로 한 사면 및 가석방에 힘을 싣고 있다.
다만,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태로 불거진 반(反) 재벌 정서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이런 까닭에 논의의 방향은 과거 여론의 역풍을 불러왔던 ‘사면’이 아닌 ‘가석방’으로 좁혀지고 있다. 사면의 경우 대통령의 결정에 따른 것이지만, 가석방은 법무부의 판단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청와대가 져야 하는 정치적 부담이 적다.
우선 여권에서는 경제 활성화를 위한 경제인 가석방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권은희 당 대변인은 “가석방 기준이 있으면 경제인이든 사기범이든 동일한 잣대를 놓고 해야 한다”며, “경제인이라고 해서 제외된다는 건 역차별이다”고 말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도 “가석방이라는 제도의 조건에 맞고,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고 하는 원칙에 부합하면서,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그런 큰 틀 속에서 정부가 협의를 해 온다면 야당과도 접촉해 컨센서스를 만들어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내 기류를 반영하고 있는 유의미한 발언이다. 김 대표는 이와 관련해 오는 29일 열리는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사안에 대해 공식적으로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야권에서는 찬반 의견이 오가고 있다. 현재까지는 부정적인 입장이 우세하다.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확대간부회의에서 “대기업이 살아야 나라 산다는 생각은 7080 생각”이라며, 대기업 총수의 가석방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원혜영 비상대책위원은 “(박 대통령은) 비리기업인에 더 엄격히 죄를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지원 의원은 “기업인에게 특혜를 줘서도 안 되지만, 기업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역차별을 받아서도 안 된다”며, 경제인 역차별 우려에 힘을 실었다.
청와대는 일단 최근 논의에 거리를 두고 지켜보고 있다. 가석방은 형법상 규정돼 있는 사안으로, 권한이 법무부 장관에 있다는 게 1차적인 이유다. 하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집권 3년차에 접어드는 내년에 경제를 살리고 창조경제의 성과도 내려면 재계의 도움이 절실하기에 요건(형기의 3분의 1이상 복역)을 갖춘 기업인에 한해선 가석방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정치권ㆍ정부 각료의 주장과 고언을 주의깊게 듣고 있다.
현실적으로 가석방이라는 형식이 박 대통령의 ‘원칙’을 깨지 않는 선에서 취할 수 있는 조치여서 정치적 부담은 덜하다.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가 아니라 법무부 장관이 자체 판단에 따라 가석방 권한을 행사하면, 박 대통령으로선 ‘원칙’도 살리고 대기업 오너를 통한 경제 살리기의 ‘동력’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일각에서 내년 설(2월 19일) 혹은 3ㆍ1절에 기업인 가석방 가능성을 제기하는 이유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26일 ‘기업인 사면 혹은 가석방 얘기가 있는데 어떤 입장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사면에 대해선 들은 바 없다”며 “가석방은 법무부 장관의 고유 권한”이라고 밝혀 여운을 남겼다.
박도제ㆍ홍성원 기자/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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