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소방본부 상황실 내부]
[경북소방본부 상황실 내부]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탁, 탁, 탁…."

119 신고자는 말없이 수화기를 두드렸다. 한 소방관이 이를 듣고 있었다. 그는 직감을 믿었다. 눈과 손이 바빠졌다.

19일 경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4시50분께 119 종합상황실에 신고 전화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수화기만 '탁탁탁' 두드렸다.

이에 최장헌(45) 소방위는 "119 상황실입니다. 119 도움이 필요하십니까"라고 신고자에게 물었다. 그는 이어 "말씀을 못하는 상황입니까"라고 되물었고, 신고자는 그제야 다시 '탁탁'하고 수화기를 두드렸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인 듯했다.

최 소방위는 119 위치정보시스템을 통해 신고자의 위치를 확인했다. 그는 곧장 구급차를 보냈다. 이와 함께 신고자에게 정확한 주소를 문자로 보내달라고 안내했다. 구급대원은 전달 받은 주소로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신고 10여분 만에 도착한 포항남부소방서 구급대원은 신고자 60대 A 씨를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다. A 씨는 후두암 수술을 받은 병력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소방위의 신속 대처가 신고자를 구한 것이다.

박치민 119 종합상황실장은 "상황실 직원의 침착한 대응과 발 빠른 대처로 도민을 구한 모범 사례"라고 했다.

최 소방위는 "작은 신호라도 놓치지 않고 앞으로도 더욱 세심하게 119 신고를 접수하겠다"고 했다.

한편 지난 2021년 11월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당시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재난종합지휘센터에 걸려온 신고 전화를 받은 김현근 소방장은 "여보세요"라고 불렀지만, 전화기 너머에는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수화기를 두드리는 것 같은 소리만 났다.

김 소방장 또한 심상치 않은 상황임을 직감한 후 구급대를 출동시켰다. 신고 전화를 건 사람은 고령의 후두암 환자 B 씨였다. 수술 후유증으로 목소리를 잃어 통화를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김 소방장의 대처로 B 씨는 무사히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