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세계적 석학으로 꼽히는 니얼 퍼거슨<사진> 하버드대 역사학과 교수가 올해를 ‘분열의 해’로 규정해 주목된다.
퍼거슨 교수는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올해 세계 정세를 ‘분열’(divergent)이란 단어로 정의했다.
미국 20대 작가 베로니카 로스가 쓴 동명의 소설 ‘다이버전트’에서 인류가 5개의 분파로 나뉘어 살아가는 것처럼 올해 국제 사회가 4가지의 기준에 따라 5가지 분파로 분열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그가 제시한 4가지 기준이란 ▷금융긴축 대(對) 완화 ▷저유가 시대 속 원유 수출국 대 수입국 ▷민주주의 대 전제주의 국가 ▷소프트파워(문화ㆍ도덕) 대 하드파워(군사력ㆍ경제력) 등이다.
구체적으로 금융 부문에서는 금리인상을 시사한 미국과 영국이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양적완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일본과 유럽과 맞부딪힐 것으로 우려됐다.
또 소프트파워와 하드파워를 결합한 ‘스마트파워’를 지향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영토 확대를 꿈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립각을 팽팽히 세울 것으로 전망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동의 ‘이슬람국가’(IS)를 퇴치하기 위해 군사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퍼거슨 교수는 예상했다.
이 같은 기준들에 따라 국제 사회는 소설처럼 ‘던틀리스’ ‘에러다이트’ 등 5가지 분파로 갈라지게 된다. 다만 소설에 등장하는 ‘애브니게이션’, ‘애머티’, ‘캔더’ 분파는 ‘앱젝트’, ‘어스파이어런트’, ‘캐터타닉’의 세 분파로 대체됐다.
던틀리스(Dauntless)는 ‘용감한’이란 뜻으로 경제 회복에 힘입어 세계 최강대국으로서의 지위를 대내외로 과시하게 된 미국을 가리킨다.
‘박식한’이란 뜻의 에러다이트(Erudite)에는 작지만 효율적이고 지능적 정부를 갖추고 있는 싱가포르와 에스토니아가 속해있다.
앱젝트(Abject)는 ‘비참한, 절망적인’이라는 의미로, 이 분파에는 자원 수출에 의지해 저유가로 큰 타격을 입으면서 부패한 가짜 민주 정부를 갖고 있는 국가들이 포함된다. 러시아,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가 대표적이다.
또 ‘승리를 염원하는’ 어스파이어런트(Aspirant) 분파에는 대규모 경제개혁을 추진 중인 인도, 멕시코, 페루가 들어갔다.
마지막으로 ‘긴장’형으로 분류되는 캐터타닉(Catatonic) 분파엔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양적완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일본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이 소속됐다.
퍼거슨 교수는 이처럼 국제 사회가 4가지 기준에 따라 분열되면서 가져올 가장 큰 결과는 중국 경제의 파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섯 분파에 속하지 않는 중국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고는 넘었지만, 지속적인 그림자금융과 부동산 시장의 버블로 금융위기가 임박했다고 그는 우려했다. 미국 금융위기를 불러온 리먼브라더스 파산과 맞먹는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고도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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