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통화 긴축 인한 금리 상승 영향 등

IDA 지원한 부채 상환액 889억달러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 총재 [로이터]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 총재 [로이터]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세계은행이 2022년 개발도상국의 부채 상환액이 지난해 대비 5% 증가한 4435억달러(약 584조9700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즈(NYT)와 블룸버그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세계은행은 개발도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따른 차입금 증가, 미국과 유럽의 통화 긴축으로 인한 금리 상승 등으로 이자 지급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 3년 동안 잠비아, 스리랑카, 레바논 등을 포함한 10개 개발도상국이 18건의 채무 불이행을 선언했으며, 이는 지난 20년 동안의 국가부도보다 많은 수치라고 세계은행은 밝혔다.

국제개발협회(IDA)가 지원하는 75개 저소득 국가의 지난해 부채 상환액 또한 889억달러(약 115조1521억원)로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금 상환을 제외한 이자 상환 부담만 236억달러(약 30조5643억원)로 지난 10년간 4배나 증가했다. 최빈국에 해당하는 24개국은 2023~2024년 사이 상환액이 3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더밋 길 영국은행 수석 경제학자는 “기록적인 부채 수준과 높은 금리로 인해 많은 나라가 위기로 들어설 것”이라며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매 분기마다 더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고통 받고 있다”고 말했다.

페넬로페 호킨스 UN 무역 기구 수석 경제학자는 “만약 이곳이 선진국이었다면 우리는 이것을 부채 위기 정도로 바라봤을 것”이라며 “개발도상국들은 위생, 교육 및 인프라 투자를 위한 자금을 부채를 갚기 위해 쓰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주요 20개국(G20)이 도입한 채무 상환 유예는 이미 끝났고, 채무 감축을 논의하기 위한 공동 프레임워크에 대한 협상은 장기화되고 있다.

오랫동안 개발도상국에 가장 큰 대출을 해준 중국도 신규 대출에 신중한 입장이다. 중국은 올해 초 잠비아와 40억달러 규모의 부채 구조조정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지만 일부 채권단의 반대로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세계은행을 비롯한 다자간 개발은행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달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최고경영자(CEO) 협의회 행사에서 “부채 탕감은 미·중 양국이 협력해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며 “전세계 많은 나라들이 부채 부담과 높은 이자율로 고통받고 있고, 우리는 이들이 부채를 구조조정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mokiy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