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외국인 민병갈의 땀방울, 목련축제 D-7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희망과 감동의 땅에서 명랑-유쾌 레저의 중심이 된 한국의 캘리포니아, 태안 ‘만리포니아’ 옆에는 한국을 사랑하는 대한외국인이 가꾼 천리포수목원이 있다.

하얀 목련이 필 때면, 다시 생각나는 민병갈 선생(閔丙渴, 미국명:Carl Ferris Miller, 1921~ 2002)이다.

천리포수목원의 자목련과 수선화
천리포수목원의 자목련과 수선화

민 선생이 가꾼 터 위에서 국내 유일의 목련 축제인 ‘제7회 태안 천리포수목원 목련축제 - 사르르목련’의 개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천리포수목원이 국립수목원 생물다양성의 2배인 1만6939여종을 가질수 있었던 것은 한국을 사랑하는 은행원 민병갈 선생이 50년 전 부터 습지 반, 모래 반인 이 땅 57.93ha(17만5000평)에 씨를 뿌리고, 타지역 희귀종까지 가져와 잘 자랄 때까지 정성을 기울여 ‘태안형 식생’를 만드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천리포수목원 꽃길을 걷는 봄처녀들
천리포수목원 꽃길을 걷는 봄처녀들

22일 현재 목련이 개화하기 시작하면서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가운데,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목련축제 기간 만날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 프로그램도 공개됐다.

우선 목련이 흐드러지게 핀 수목원에서 힐링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목련을 테마로 한 ‘듣는 목련’ 음악회가 열린다.

민병갈기념관 2층에는 ‘듣는 목련’ 청음실을 마련해 봄을 주제로 한 음악을 상시로 감상할 수 있다. 민병갈기념관 1층 갤러리에는 (사)한국화진흥회의 기획전 ‘2024 Art in Bloom’이 열려 전통적인 재료를 사용한 꽃 그림 작품이 전시된다.

이맘때, 천리포 수목원
이맘때, 천리포 수목원

가족 단위 관람객들을 위한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도 풍부하게 마련됐다. 화분에 수국을 심고, 직접 컵 받침을 만들어 목련차를 마실 수 있는 ‘트리&티(Tree&Tea) 체험 프로그램’이 열린다.

유리온실 앞 잔디광장에는 폐품을 활용해 만들어진 친환경 놀이터가 설치돼 어린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따스한 색감의 크레파스로 관람객의 얼굴을 그려주는 ‘따끈따끈 드로잉’ 캐리커처도 수목원에서 만나볼 수 있다.

1년 중 목련 축제 기간에만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되는 목련정원 및 산정목련원에서는 각각 ‘가드너와 함께 걷는 비밀의 목련정원’, ‘가드너와 함께 걷는 비밀의 산정목련원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비밀의 산정목련원 해설은 천리포수목원이 올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프로그램으로, 두 프로그램 모두 사전 예약으로 참여할 수 있다. 예약과 이용 금액 등 자세한 사항은 천리포수목원 네이버 예약사이트를 참고하면 된다.

만리포니아 옆 천리포수목원 목련
만리포니아 옆 천리포수목원 목련

국내에서 유일하게 목련을 주제로 한 축제를 진행하는 천리포수목원은 2024년 1월 기준 목련 926 분류군을 보유해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목련 뿐 만 아니라, 흰뺨검둥오리의 주요 서식지인 큰 연못과 습지원, 초당 형태의 황토 숙소의 운치가 멋드러지고, 완도호랑가시나무와 울릉도 후박나무 등 이곳으로 시집왔다가 정착한 ‘태안형 수목’들을 만난다. 노루오줌, 헐떡이풀, 복수초, 완도 호랑가시나무, 울릉도 후박나무 등 희귀종들의 새로운 고향이 됐다.

봄총각, 봄처녀의 시선이 부끄럽기만 한, 천리포수목원 옆 물닭섬
봄총각, 봄처녀의 시선이 부끄럽기만 한, 천리포수목원 옆 물닭섬

곰솔(黑松) 사이 언듯 보이는 바다와 석양이 멋진 밀러 가든(Miller Garden), 툰드라 식생의 그늘정원, 터가 모래라서 한없이 지상으로 뻗은 뿌리며 살아보려고 지탱하는 넝쿨 등 제주곶자왈 모양새의 숲도 태안 천리포 수목원에 있다.

그리고 세계적인 생물다양성 핫 스팟 구경이 끝나면, 근해의 태안 물닭섬이 봄처녀의 시선을 부끄러워 하는 양 바닷물만 마신다.


ab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