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보다 1p 높은 ‘119’ 기록
소비자심리지수는 2개월째 ↓
기대인플레이션율 0.1%p 하락
아파트 매매 거래가 늘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이 나타나면서, 집값이 지금보다 더 오를 것으로 보는 소비자 전망이 약 3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소비자심리는 더 위축돼 2개월 연속 하락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9월 119를 기록해 전월대비 1포인트 상승했다. 4개월 연속 상승일 뿐더러 2021년 10월(125) 이후 2년 11개월만에 가장 높다.
주택가격전망CSI는 현재와 비교한 1년 후 집값 전망을 뜻한다. 이 지수가 100을 웃돌면 가격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 비중이 하락을 예상하는 소비자보다 더 많다는 의미다.
주택가격전망CSI는 지난 3월엔 95로 기준선(100)을 하회했으나, 4월 101로 훌쩍 상승한 뒤 6월(108)부터 9월까지 연속해서 상승했다. 아파트 매매 거래가 늘어나고 수도권 중심의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앞으로도 집값이 오른다는 관측이 많아진 것이다. 실제로 현재 부동산 시장은 일부 과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한 가격 상승세가 식지 않으면서 시장을 이끌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9월 셋째 주(16일 기준)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6% 오르면서 2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승률을 구별로 보면 서초구(0.32%), 송파구(0.28%), 강남구(0.22%) 등 강남 3구가 특히 강세를 보였다. 반면, 지방은 하락 폭이 지난주 0.01%에서 이번 주 0.02%로 커졌다.
지난달엔 서울 집값 오름세가 더 거셌다. 8월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달 대비 1.27% 오르면서 2018년 9월(1.84%)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약 6년만에 가장 큰폭으로 집값이 치솟은 것이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아파트 매매 거래가 계속 증가하고 있고,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굉장히 높게 상승했단 뉴스가 나오면서 앞으로도 계속 오르겠단 응답이 많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상승폭을 보면 7포인트 가량 됐던 것이 이젠 1포인트로 줄었다”며 “가계대출 관리가 강화하는 등의 영향으로 둔화하는 모습도 어느정도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는 상승하고 있지만, 소비자심리는 정반대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9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0로 전월대비 0.8포인트 떨어졌다. 2개월 연속 하락세다. 내수 회복세가 지연되면서 소비자심리도 덩달아 위축된 것이다.
물가 전망은 일부 안정됐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8%로 전월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물가인식도 3.4%로 0.1%포인트 떨어졌고, 물가수준전망CSI도 1포인트 하락한 144를 기록했다. 금리수준전망CSI는 93으로 전월과 동일했다. 황 팀장은 “하반기 내수 회복에 대해 좋은 뉴스가 많이 없었다”며 “수출은 좋지만 다른 부문은 더디게 회복하고 있고, 자영업 등에선 여러 부분에서 힘든 측면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소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홍태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