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출마의 적절성 논란과 선거기간 중의 우려를 ‘일합 승부(1차 투표 과반)’로 넘어선 검투사 황영기 한국금융투자협회장의 어깨가 무겁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선거전 때 내놨던 각종 공약들이 이젠 그의 숙제로 눈앞에 들이닥친 탓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내달 3일 공식 취임을 앞둔 황 신임 회장은 이번 제3대 금투협회장 선거에서 회원사들에 배포한 공약집을 통해 증권거래세 인하, 파생상품 적격 개인투자자 자격 완화, 증권사 콜 차입 재허용 등 다수의 제도 개선 추진을 약속했다.

그가 내세운 공약이 증권·자산운용·부동산신탁·선물 등 금융투자 업종별로 다양하고 시장 전체의 파이 키우기부터 금투업 세계화까지 구상 범위도 넓지만, 이들 공약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은 규제 완화와 세제 지원 강화다.

황 신임 회장은 시장 전체를 키울 방안으로도 한국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조기 정착을 위한 가입자격 철폐와 비과세 범위 확대를 제시했다.

또한 현재 투자액의 0.3%인 증권거래세율의 인하와 은행(0.08%)보다 높은 증권사 예금보험율(0.105%) 인하 등 세제 혜택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제한적인 증권사의 외환업무 취급 범위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부터 전면 차단되는 증권사 콜머니 차입과 관련해서도 향후 증권사 콜 차입을 허용하고 시장 자율에 맡기도록 유도하자고 제안했다.

그뿐 아니라 자산운용업계의 부동산펀드 취등록세 환수 대응 소송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고,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국내 영업활동 관련 불합리한 규제를 없애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이런 ‘규제 선진화’ 대책을 공약으로 내건 것은 자본시장 침체로 고사 위기에 놓인 업계의 희망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황 신임 회장은 당선 직후 “대외 협상력을 강조해 선택받았다”며 “공약 사항을 철저하게 실천하면서 공약 이행 상황을 회원사들에 실시간 보고하겠다”고 화답했다.

다만 업계의 오랜 바람과 달리 현실적인 여건을 보면 ‘힘 있는 협회’ 만들기 공약을 실천하는 과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 관련 제도와 규제를 둘러싼 업계와 금융당국 사이의 의견 차가 크기 때문이다.

핵심은 그가 내건 대다수의 공약들이 결국은 세수 감소를 통한 업계 살리기여서, 당국과의 기본적인 견해차가 크기 때문이다. 정책 당국의 문턱을 넘어서는 순간, 재정 당국이 이를 제지할 공산도 적지 않다. 가뜩이나 연말정산 등 ‘서민 증세’ 논란 탓에 정권 지지율이 바닥을 치는 상황에서, 금융투자업계의 이익만을 당국에 강조하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적 문제도 한계로 지적된다.

올해부터 개인 신규 투자자의 파생상품 시장 진입이 더 까다로워졌고 파생상품에 거래세 대신 양도소득세를 매기는 세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