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2013’‘상속자들’로 최고의 해 김우빈 “학폭방지 홍보대사인데…연기로 봐주세요”
‘반항아 고딩’에 여심(女心)이 술렁였다. 10대 초등학생들에게 받은 사랑도 만만치 않다. “쓰레기라 생각할 만큼 악랄했기에 예상치 못했던 관심이라 당황스럽다”지만, 이미 예견된 인기였다.
“얘는 왜 맨날 이런 데서 자냐? 지켜주고 싶게.”
낯간지러워 손가락을 쭉 펴기 힘들 만큼 오글거리는 대사였건만 그 한마디에 ‘영도의 시대’가 열렸다.
김우빈(24·사진)의 2013년은 한결같았다. ‘학교 2013(KBS2)’의 흥수, ‘상속자들(SBS)’의 영도, 영화 ‘친구2’의 성훈도 시작은 ‘반항아’였다. 살아온 환경이 달랐기에 김우빈으로 인해 다채롭게 변화한 3색 반항아였다. 영향력의 크기마저 달랐다. ‘상속자들’은 바야흐로 ‘반항아의 세대교체’를 불러왔다. 전형적인 꽃미남은 아니지만 ‘22세기 미남형’쯤 되는 김우빈의 얼굴엔 어떤 대사도 천역덕스럽게 소화하는 신인 연기자의 미래도 보였다. 상처받아 어긋난 성격, 삐뚤어진 세계에서 일진놀이에 빠진 순정파 고딩, 제법 우수에 찬 ‘나쁜 남자’였다.
“작품을 시작하기 전엔 캐릭터의 일대기와 백문백답을 작성해요. 이번에도 영도의 일대기를 작성했어요. 그 인물이 아니라면 답할 수 없는 질문들을 만드는 거예요. 영도에게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은 엄마였어요.”
‘신사의 품격’ 이후 다시 불러준 김은숙 작가의 믿음에 보답하고자 “악착같이 고민하고 중심을 잡아가려 했다”고 한다. 거부감 없이 대사 속의 진심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숱하게 연구했고, 같은 반항아라도 그의 환경에 맞게 달리 해석하려 머리도 싸맸다. 노력의 대가는 시청자에게서 먼저 왔다. 하지만 사랑을 받는 만큼 복잡한 마음도 들었다. 사실 김우빈, ‘학교폭력을 모른 척하지 않겠습니다’를 외치던 학교폭력 방지 홍보대사였다. 다만 김우빈으로선 “학교폭력을 미화한 것은 아니고, 드라마 속 중간과정이었다”는 점을 봐달라고 할 뿐이었다.
영도를 벗은 김우빈은 도리어 차분한 모범생이었다. 드라마 안에선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더니 “시끄러운 것, 소리지르는 걸 싫어한다”고 고백한다.
중학교 땐 전교 5등까지 하던 소년은 어릴 때부터 키가 크고 패션에 관심이 많다는 이유로 모델을 꿈꿔 오다 예기치 않은 순간 인생의 새로운 문을 열고 나왔다. 모델학과 교수가 되겠다는 미래 계획도 세워뒀지만, 광고모델로의 필요성 때문에 선택했던 연기수업은 그의 인생을 바꿨다. 첫 수업 당시 선생님의 열정에 반했던 것이 모범생 김우빈의 학구열을 태웠다. “백지 상태에서 배워나가는 즐거움”에 나머지 공부는 사서 했다. 지금의 김우빈도 이 과정에 있다고 했다.
“모델이나 연기는 기본은 있지만 정답은 없는 직업이잖아요. 고민하고 노력하는 만큼 다른 결과물이 나온다는 것이 매력적이었어요. 그게 제 인생을 바꿨어요. 다른 사람의 삶을 살아보며 조금씩 성장하고 제 자신이 깨지고 있다는 걸 느껴요. 연기자로서의 바람요? 김우빈으로 불리고 싶지 않아요. 박흥수나 최영도로 불린다면 좋겠죠.”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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