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아베 신조 (安倍晉三)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가 가뜩이나 악화된 중·일 관계에 기름을 확 부었다. 중국 정부와 언론, 네티즌 사이에선 강력한 분노와 성토가 쏟아지고 있으며 시진핑(習近平) 정권은 앞으로 대일(對日)강경책을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양국 관계에 새로운 긴장이 촉발되는 분위기다
▶中 강력 성토, 전쟁도 불사=중국 정부는 물론이고 중국 매체들은 일제히 강력한 ‘일본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27일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역사를 되돌릴려면 절대로 출구는 없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아베 총리가 잘못된 역사관을 또 한번 크게 노출했다”면서 “일본의 새로운 우경화를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본정부는 이번 사태로 발생하는 심각한 정치적 결과에 모든 책임을 져야한다”고 경고했다.
신징바오(新京報)는 “아베는 전범(戰犯)가정에서 태어난 위험한 인물” 이라며 “집권 1년을 맞은 그가 참배를 통해 지지율을 만회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인터넷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선 대일 경제제재, 일본제품 불매 등 단호한 대응을 요구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전쟁 불사’까지 외치고 있다.
“일본과의 경제·무역 관계를 단절해야한다” “일본 제품을 사는 것은 매국행위다 ” “중국이 할 일은 댜오위다오(釣魚島ㆍ일본명 센카쿠 열도)에 상륙하는 일이다” “일본의 정치가들이 점점 야쿠자처럼 되고있다” “선전(宣戰)행위이며 전쟁에 대비해야한다” “아베 총리가 의도적으로 중국과 한국 국민들의 마음의 상처에 소금을 뿌린 만큼 한·중은 단결해 대항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등의 격한 분노와 호소를 토해내고 있다.
▶중·일관계 벼랑 끝으로=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로 가뜩이나 긴장상태였던 중·일 관계는 향후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양국간 정상회담은 ‘물건너 갔다’는 것이 중론이다. 시진핑 주석은 아베 총리의 재임기간 중에는 정상회담에 응하지 않을 것이 확실시된다.
향후 시진핑 지도부는 ‘대일 강경’을 전면에 내세우며 일본을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베이징 외교가의 한 소식통은 “댜오위다오에 이어 ‘야스쿠니’라는 타협할 수 없는 불씨가 더해져 이제 중국 지도부는 ‘대일 강경’으로 맞서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게됐다”고 전했다.
이에따라 중국내에서 반일 시위 및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재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미 도요타, 닛산 등 중국에 진출한 일본계 자동차 메이커 사이에선 이번 사태가 자동차 판매 부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27일 텅쉰왕(騰訊網)은 이같은 분위기를 전하면서 “정치에 관여할 수 없는 일본 기업인들이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나아가 일부 전문가들은 동중국해 댜오위다오 해상에서 일본과의 무력충돌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와함께 중국 지도부는 ‘일본의 고립화’도 시야에 넣고있다는 분석이다. 야스쿠니 참배를 우려하는 미국과의 연계를 강화해 일본을 고립시키는 전략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일본 지지(時事)통신은 베이징발로 “중국 지도부가 마오쩌둥 탄생 120주년을 기념해 톈안먼(天安門)광장의 마오기념관을 찾았다”면서 “중국에선 ‘마오쩌둥’을 경배하고 일본에서는 ‘꾸이즈(鬼子ㆍ악귀같은 일본 침략자)’를 숭배한다“면서 중·일 양국의 ‘참배정치’ 상황을 꼬집었다.
지난 26일 시진핑 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명 전원은 마오기념관을 참배했다. 공산당 상무위원 전원이 마오를 참배한 것은 지난 2003년 이후 10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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