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어렵게 잡은 기회이기 때문에 우승 욕심이 큽니다.”(박시환) vs “자꾸 욕심이 나요.”(박재정)
각오는 단단했지만, 처참한 결승전이었다. 무려 198만명 대 1을 뽑는 무대가 시작됐지만, 야심차게 끌어왔던 ‘슈퍼스타K’의 다섯번째 시즌에선 TOP2의 역량 부족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그래도 우승자는 나왔다. 최연소 우승자인 19세 플로라다 소년 박재정이었다.
15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케이블 채널 엠넷 ‘슈퍼스타K5’의 결승전 무대에서 TOP2는 총 세 곡을 선보이며 라이벌 매치를 준비했다.
라이벌 매치 첫 번째는 기존 가수들의 곡을 자신들의 색으로 소화한 대결이었다. 첫 무대에서 박시환은 김광석의 ‘그날들’을, 박재정은 ‘사랑한다는 말’로 승부를 띄웠다. 두 번째 무대는 비트감 넘치는 음악들로 열기가 더해졌다. 음악적 다양성을 요구했던 두 번째 무대에서 박시환의 선택은 현진영의 ‘흐린 기억속의 그대'를 록버전이었고, 박재정은 동방신기의 ‘미로틱(Mirotic)’을 탱고 버전으로 편곡해 맞불을 놨다.
사실 라이벌 매치에서 선보인 두 사람의 무대는 결승전의 긴장감이 고스란히 노출된 무대였다. 박시환은 두 곡을 부르는 내내 후반부에선 미흡한 고음처리로 음정이 흔들렸고, 박재정은 ‘사랑한다는 말'을 부르며 가사 실수를 범했다.
역대 전적은 1대1 무승부 상황, 그간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던 이전 무대와는 너무도 비교된 무대였다. 심사위원들도 혹평의 연속이었다. 이하늘의 경우 라이벌 매치 무대가 끝난 뒤 개별 평가에 앞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엔 힘들 것 같다. 결승전 무대라고 보기엔 힘든 것 같다"며 “우리 심사위원의 점수가 중요하진 않지 않냐”고 했을 정도다. 현재 ’슈스케5‘는 심사위원 40%, 문자투표 55%, 사전인터넷투표 5%로 우승자를 가린다.
먼저 박시환에 대한 평가는 처참했다. 이승철은 “노래에도 사람의 감성을 건드리는 터치가 중요하다. 김광석의 노래는 그것이 중요한데, 박시환의 무대는 노래의 기승전결이 완전히 무시된 무대였다”고 했다. 두 번째 무대에 대한 평가에도 좋은 말은 없었다. “’흐린 기억 속의 그대’는 최악이었다. 노래방에서 스트레스 쌓인 사람이 부르는 노래였다”며 “본인이 해보지 않은 메탈을 왜 시도했는지 모르겠다. 본인이 가지지 않은 것을 흉내내려다 보니 최악이었다"고 혹평하며 71점을 줬다. 이하늘도 마찬가지였다. 이하늘은 “박시환은 지금까지 나를 한 번도 만족시킨 적이 없다"며 81점을 줬다. 윤종신은 “‘그 날들’의 도입부까지는 좋았지만, 확실히 한곡씩 준비했던 때에 비해 완성도가 떨어졌다. 뒷부분이 흔들려 공연에 무리수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두 번째 무대였던 ‘흐린 기억 속의 그대’를 들으며 가수가 왜 다양한 노래를 소화해야 하나 생각했다. 왜 이 곡을 록으로 했어야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무리한 무대였다. 컨디션 조절에도 실패한 것 같다. 하지만 컨디션을 조절하는 능력 역시 실력이다"며 75점을 줬다.
박재정의 무대도 마찬가지였다. 윤종신은 “박재정은 무대에 올라갈 때 멘탈관리를 해야할 것 같다. 가사 실수 당시 흔들리는 눈빛이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했다"며 “톤만 비슷한 것 말고는 만족스럽지 않은 무대였다”고 혹평했다. ’미로틱'을 선보인 무대에 대한 평가도 좋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가수가 꼭 다양한 음악을 소화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미로틱’은 댄서들이 정말 감동적이었다”며 “고음 부분에 대한 해결은 가수생활을 하면서 끝까지 짊어져야 할 과제”라고 지적하며 80점을 줬다. 이하늘은 “김동률의 노래가 굉장히 잘 어울린다. 하지만 노래 중간의 실수가 치명적이었다"며 82점을 줬다.
이승철의 평가는 세 심사위원 중 가장 좋았다. 이승철은 “멜로디 라인이 물 흐르듯 나와줘야 하는 노래다. 기술적으로 봤을 땐 경험부족이 노출됐지만 느낌은 괜찮았다. 가사 실수가 잇었는데 긴장했던 것 같다"고 했고, ‘미로틱;에 대해서도 “빠르지 않은 비트와 멜로디 라인이 많지 않은 노래의 편곡이 완벽했다. 박재정이 보여줄 수 있는 퍼포먼스가 잘 표현됐다. 본적으로 노래를 작 하는 친구여서 변신이 부담스럽지 않았다"며 89점을 줬다.
두 번째 라이벌 매치 무대는 우승곡 대결이었다. 박시환은 신사동호랭이의 ‘내 사람'을. 박재정은 황세준 작곡가의 ’첫 눈에'를 소화했다. 두 번째 무대에서도 박시환은 불안정한 음정으로 두 번의 음이탈 실수를 범했다.
심사위원 윤종신은 “프로듀서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준 무대였다. 고음실수가 두 군데서 있었는데, 예상했던 부분에서 실수를 했다. 가수로서 해결해야할 과제였다"고 지적하며 ”하지만 고음실수 부분을 빼고는 좋았다. 신사동 호랭이가 박시환에게 어울리는 노래를 만들어줬다. 박시환의 단점이 대회 기간 중엔 해결되지 않은 것 같다. 결승전에 와서 박시환의 포텐이 터지지 않고, 긴장감이 커진 무대였다"며 83점을 줬다. 이하늘은 “기대했던 만큼의 무대가 아니라 심사하기가 너무 힘들다”며 노래에 대한 평가는 하지 않은 채 90점을 줬다.
이승철은 “모든 가수가 일주일 만에 데뷔하진 않는다. 일주일 만에 연습한 것 치고는 괜찮았지만, 기본 자질을 드러냈다. 박시환의 장점을 잘 발굴한 멜로디와 노래였다. 뚫고 나오는 보컬이 부각된 노래였지만, 음정과 박자가 일순간에 무너졌다. 기본적인 아쉬움이 큰 무대였다”며 72점을 줬다.
박재정의 무대에 대한 평가는 박시환보다는 나았다. 윤종신은 “박재정과 잘 맞는 매칭이고 좋은 프로듀싱이었다. 여유있는 무대였고, 무리없이 잘 부른 무대였다. 고음을 짓이기며 부르는 부분은 극복해야 한다”고 충고하며 89점을 줬다. 이하늘은 “음원 발매를 한다면 박시환의 노래보다는 높은 수익을 낼 것 같다”는 말만 한 채 95점을 줬다.
이승철은 “히트에는 공식이 있다. 리듬, 클라이맥스, 퍼포먼스가 필요한데 세 가지가 괜찮았다. 데뷔 무대라 치면 박재정의 색이 어떤 가수인지 메시지 전달이 분명했던 무대였다. 후반부 컨디션 난조로 음정 불안과 허스키한 목소리가 매끄럽진 않았다"며 88점을 줬다.
총 상금 5억원의 주인공은 플로리다 소년 박재정이었다. 라이벌 매치 결과 심사위원 점수에서 무려 62점이나 앞선 박재정이 최강자의 무대에 서게 됐다. 55%의 문자투표와 5%의 사전 인터넷 투표에서 막강한 위세를 떨쳤던 박시환의 팸덤도 이긴 무대였다. 박재정은 우승자로 호명된 뒤 “좀 더 배워서 돌아오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고승희 기자/ [사진제공=엠넷]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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