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실업팀 씨름선수간 벌어진 승부조작 사건에 대회를 주관하는 협회 간부마저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커지고 있다.
2012년 전국 설날 장사 씨름대회 급강급(90kg 이하) 결승전에서 안태민(26ㆍ장수군청) 선수가 장정일(36ㆍ울산동구청ㆍ이상 구속) 선수에게 경기에 져주도록 부탁하고 그 대가로 금품을 전달한 혐의를 수사중인 전주지검은 대한씨름협회 간부 A 씨가 연루된 정황을 포착하고 신병확보에 나섰다.
검찰은 A 씨는 안 선수와 장 선수가 승부조작을 의논하도록 자리를 주선한 것으로 지목하고 있다. A 씨는 검찰이 자신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사에 나섰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휴대전화를 끄고 잠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까지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등 국내 4대 프로스포츠에서 모두 승부조작이 적발됐으나 대개는 선수와 선수, 스포츠도박 브로커간에 모의한 경우였다. 농구에서 구단 코칭스태프인 감독이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지만 대회 자체를 주관하는 협회 인사가 개입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안 선수를 구속해 조사하면서 “씨름협회 직원이 (장 선수에게 돈을 주고 승부에 져달라고 부탁하도록) 자리를 주선했다”고 진술한 것을 토대로 A 씨의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안 선수가 속한 장수군청팀 감독이 2010년 팀 창단 후 각체급에서 한 명도 우승자를 배출하지 못하는 등 성적부진이 이어지자 씨름협회에 이번 승부조작을 부탁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장수군청팀은 이와 관련해 “감독으로부터 ‘전혀 알지 못하는 사실’이라는 해명을 전달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 조사에서 지난해 1월 전북 군산에서 열린 설날씨름대회 금강급 결승전에서 안 선수가 장 선수를 상대로 승부조작을 벌인 사실이 확인됐다. 안 선수는 이 뿐만 아니라 본선 중 한 경기에 대해서도 100만원 가량을 건네고 져달라고 부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승한 대한씨름협회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연루자 영구제명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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