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해체의 시대…소통 도와주는 프로그램
3남매의 아버지인 유희용(45) 씨는 최근 퇴근시간이 부쩍 빨라졌다. 5개월 전만 해도 업무가 끝나도 일감을 스스로 만들어 하는 그였지만, 이제는 퇴근시간이 다가오면 가족들 볼 생각만 한다.
이 씨를 바꿔놓은 것은 지난 5개월 동안 받은 ‘아버지교육’이다. 일에 치여 집에 돌아와 3남매가 떼를 쓸 때마다 소리를 치고 화부터 내며 방어적 자세로 일관하던 그였다.
자녀들 태도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해서 찾아간 아버지교육은 짧은 시간 동안 그를 바꿔놓았다. 이 씨는 “무엇보다 아이들과 원활하게 소통하기 위해서는 ‘아내에게 잘해야 된다’는 강사의 말은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며, “현재 일요일 저녁마다 가족끼리 둘러앉아 한 주를 돌아보는 ‘한 주 평가 시간’을 가질 만큼 가족 내 큰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 씨처럼 가족간 소통을 위해 민ㆍ관이 제공하는 아버지학교, 부부학교, 가족학교 등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관에서는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이 대표적인 교육기관이다.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은 현재 전국에 147개의 건강가정지원센터를 두고 가족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3개 센터에 참여자가 2200여명에 불과했던 2004년 이래, 센터 수와 참여자들이 급격히 늘어 2010년 이후에는 한 해 30만여명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147개 센터에서 모두 172만명이 가족간 소통을 배우고 있다.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의 종류는 다양하다. 손자녀에 대한 이해와 원만한 관계를 위한 조부모 대상 교육프로그램, 예비ㆍ신혼ㆍ중년ㆍ노년기 부부를 위한 생애주기별 교육프로그램,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아버지교육, 찾아가는 아버지교육 등이 있다. 특히 이희용 씨의 경우처럼 아버지교육 프로그램을 찾는 사람들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건강가정지원센터는 전국 133개 지역센터에서 3만8693명의 아버지를 상대로 1239회의 교육을 진행했다. 영유아기ㆍ아동기ㆍ청소년기 등 생애주기별로 자녀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아버지교육이 있다. 아버지를 가사노동에 참여시키기 위한 교육도 있다.
민간에서 운영하는 소통 프로그램도 많다. 두란노서원이 대표적이다. 두란노서원은 가정이 바로 서야 기업과 사회가 바로 선다는 인식하에 1995년 아버지학교를 개설했다. 두란노서원에서는 아버지교육뿐 아니라 부부간 차이를 발견하고 인정해주며, 대화를 통해 문제해결 방법을 교육하는 ‘부부학교’ 등을 통해 가족간 소통을 배울 수 있다.
두란노서원 관계자는 “외환위기(IMF)로 가장 크게 타격을 받은 것은 바로 가정”이라며, “특히 아버지의 정체성을 일깨우는 일이 가정을 살리는 첫 번째 요소라 생각해 아버지학교를 개설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업에서 가족간 소통 프로그램을 교육받거나 센터를 찾을 여유가 없는 사람들을 위해 온라인으로도 교육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온라인교육기업 휴넷이 2010년 설립한 ‘가정행복발전소’는 ‘행복한 아버지학교’와 ‘부모코칭’ 두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부모들은 코칭 프로그램을 통해 자녀교육의 목표를 세우고, 코칭 방법을 배우며, 코칭 실천을 약속하는 세 가지 섹션을 1개월간 온라인을 통해 배운다. ‘행복한 아버지학교’에서는 아내와 자녀, 가족 구성원에게 모두 존경받을 수 있는 아버지가 될 수 있도록 4주간에 걸쳐 가족들과 원만한 대화법, 자녀교육법, 갈등해결법 등을 교육한다.
박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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