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원 받고 계좌중지 안시켜

‘딱지어음’(부실어음)을 유통하는 유령회사인줄 알면서 이를 묵인하고 그 대가로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시중은행 부지점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딱지어음은 처음부터 지급기일에 결제할 의사 없이 발행한 부실어음으로 처음부터 부도를 낼 목적으로 발행되며, 최종소비자가 큰 피해를 볼 가능성이 커 유통이 금지돼 있다.

서울북부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안영규)는 서류상으로만 있는 회사의 당좌계좌를 유지해 주는 대가로 28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수재 등)로 A 시중은행 부지점장 B(50)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B 씨는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유령 농수산물유통업체 C 사 관계자 D(55) 씨를 통해 9차례에 걸쳐 금품을 받고, 이 회사의 당좌계좌를 유지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2011년 9월 C 사의 당좌계좌 개설 후 D 씨와 가깝게 지내던 B 씨는 C 사가 딱지어음을 시중에 대량 유통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지난 3월까지 계좌를 중지시키지 않았다. 특히 B 씨는 지난해 11월 어음 판매업자들 사이에서 ‘C 사는 유령법인’이라는 소문이 돌자 D 씨에게 먼저 연락해 당좌계좌를 유지하는 대가로 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B 씨가 먼저 C 사 측에 금품을 요구하는 등 죄질이 불량한 데다 범행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편 D 씨 등 12명은 유령업체 5개를 만들어 놓고 은행에서 발행되는 어음용지를 구한 뒤 900억원대의 딱지어음을 시장에 유통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기소돼 재판 중에 있다.

박병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