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제 2의 동양그룹 사태를 방지하는 방안을 두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이견을 보이고 있다. 금감원은 회사채나 기업어음(CP) 등 시장성 채무를 신용공여에 포함해 기업 부실을 사전에 방지하자고 제안했지만, 금융위는 법적 근거가 미약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동양그룹 사태로 금융소비자 피해가 커지는 상황에서 당국간 이견으로 관련 대책 마련이 늦어지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사전에 하기 위해 신용공여 대상에 해당 기업의 회사채나 CP 등 시장성 채무를 포함하는 방안을 금융위에 건의했다. 동양그룹 사태의 원인이 은행권 여신보다 시장성 채무가 많아 채권단이 제대로 감시를 할 수 없어 생겼기 때문이다.
시장성 채무가 많은 기업이 부실해지면 당장 은행 등 금융권에 미치는 피해는 적다. 하지만 결국 이들 기업의 부실이 계열사로 전이되면서 금융권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금감원의 주장이다. 또 불완전 판매 등의 이유로 회사채나 CP를 사들인 금융 소비자들도 피해를 볼 수밖에 없어 관련 대책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금융위는 신용공여에 회사채나 CP를 포함하는 것에 부정적인 반응이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의 법적 근거는 금융회사의 건전성 유지인데, 금융회사가 회사채나 CP를 인수하지 않는 이상 회사채나 CP 발행 자체가 금융회사의 건전성에 영향을 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또 회사채나 CP를 신용공여에 포함하면 기업들의 자금조달 방식을 과도하게 규제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게 금융위 측 주장이다. 이는 회사채 시장을 활성화하려는 정부 입장과도 배치된다. 즉 부실기업을 잡으려다 자본시장을 침체시키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신용공여 대상을 확대하는 대신 주채무계열 지정 기준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채권단이 부실기업을 주채무계열로 지정하려면 신용공여 잔액이 총 은행권 신용공여액의 0.1%(올해 기준 1조6000만원) 이상이 돼야 한다. 금융위는 이 비율을 낮추거나 주채무계열 선정 시 신용공여액 외에 기업의 부채비율을 참고 기준으로 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용공여에 시장성 채무를 포함할 때는 것은 법률적 근거가 미약하고 부작용도 일부 있다”며 “10월 말께 기업 구조조정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한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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