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면접때 부정적 이미지 우려 졸업 2~3년 늦춰 가을에 학사모
직장인 박수영(26ㆍ여ㆍ가명) 씨는 늦깎이 졸업생이다. 2년6개월이나 졸업을 미루고 나서야 지난달 30일 서울 모 대학교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장을 받았다. 그는 대기업을 목표로 취업 준비를 하기 위해 졸업을 수차례 유예했다. 박 씨는 “졸업한 뒤 오랫동안 무직으로 있는 경우 면접에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기 때문에 졸업을 미뤘다”고 말했다.
최진철(25ㆍ가명) 씨는 지난달 30일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학사모를 쓰며 같이 입학한 동기들보다 일찍 졸업했다. 그가 남들보다 빨리 졸업한 것은 공무원임용시험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최 씨는 “학과 공부와 공무원시험 준비를 동시에 하는 것보다 공무원시험에만 집중하는 게 좋을 것으로 생각해 이번에 후기 졸업을 했다”고 밝혔다.
영어 성적, 자격증 등 소위 ‘스펙(specification)’을 쌓기 위한 학업 중단이나 졸업 유예가 일상화되면서 후기 졸업생이 급증하고 있다. 후기 졸업은 여름에서 가을로 이어지는 코스모스가 피는 시기의 졸업이라 해 ‘코스모스 졸업’으로 불린다.
이대학보가 지난달 26일 15년간의 이화여대 졸업생 통계를 분석한 결과, 코스모스 졸업생은 매년 급증했다.
이화여대 코스모스 졸업자는 1997년 236명(전체 졸업생 중 후기 졸업생 비율 6.9%), 2001년 555명(15.3%), 2005년 801명(22.2%), 2009년 888명(25.3%)이었다.
올해 후기 졸업생은 932명으로 전체 졸업자의 29.9%를 차지해, 10명 중 3명꼴로 코스모스 졸업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기 졸업생이 늘어난 것은 학생들이 스펙을 쌓기 위해 어학연수 등으로 휴학하고, 취업 시 학생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졸업 유예를 하면서 발생한 것이다. 또 조기 졸업 후 시험에만 집중하려는 공무원시험 준비생도 증가하면서 코스모스 졸업자는 더욱 늘어났다.
서울 모 대학 관계자는 “스펙을 쌓기 위한 휴학과 복수 전공 등으로 인한 추가 학기 등록이 일상화되면서 후기 졸업생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최근 기업들이 겨울 시즌 신규 채용을 늘리고 있어 후기 졸업생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민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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