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남근ㆍ성연진 기자]금융위원회가 현행 NCR(영업용 순자본비율) 개편을 포함한 중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자기자본규제 개선방안 마련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부와 업계의 시각차는 크다. 정부는 근본적 대책을 세워 정책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반면 증권사들은 1년 반 넘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NCR 규제 완화 등 현안부터 시급히 해결되길 바라고 있다.
▶금융위, “NCR 완화 넘어선 종합대책 필요”=금융위원회는 NCR 자체의 개선이 필요한 상황에서 업계에서 바라는 적기시정조치 기준 완화(150%→120%)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금융위원회 한 관계자는 “과거 위탁 매매업을 주로 하던 시절엔 NCR이 재정건전성 지표로 사용될 수 있었지만 투자은행(IB)를 지향하는 현재로선 지표 자체가 적정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NCR의 적기시정조치 기준인 150%를 맞추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증권사는 거의 없음을 근거로 들고 있다.
아울러 현행 NCR이 달라진 자본시장 환경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대형 투자은행이 취급한 만기 3개월 이상의 무담보 기업대출을 영업용 순자본에서 차감해 NCR 비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이나, ELS(주가연계증권) 등 증권사 신용을 담보로 발행돼 NCR을 떨어뜨리는 상품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점은 증권사들도 공감하지만 정부는 증권사의 주장인 비율완화가 아닌 제도자체의 개선으로 해결방향을 잡고 있다는 게 큰 차이다.
금융당국은 과거 비율이 아닌 절대금액으로 기준을 바꾸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아울러 금융위로서는 기준을 낮춰도 국민연금이 위탁운용사 선정시 적용하는 450% 기준 등은 직접 관여하기엔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업계, “발등의 불부터 꺼달라”=침체에 빠진 증권사들은 요원해보이는 종합대책보다는 당장의 해결책을 원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으로 기업 직접대출 등 여러 IB업무가 새로 허용됐지만 NCR규제는 그대로여서 업무확대에 별 도움이 안되기 때문이다. 법만 만들고 후속조치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라는 게 업계 주장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시기를 놓치면 아무리 좋은 제도가 나온들 무슨 소용이냐”고 토로했다.
최근 자본시장연구원이 작성한 ‘국내 금융투자업 자기자본규제 개선방안’에 따르면 3월말 기준 KDB대우ㆍ우리투자ㆍ삼성ㆍ한국투자ㆍ현대 등 국내 대형 5개사의 NCR 평균은 533%로 노무라, 다이와 등 일본 대형 5개 증권사 평균인 361%에 비해 훨씬 높다. 이럴 경우 자본활용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NCR규제로 5대 증권사의 자기자본 총 16조원 중 기업 대출에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은 3조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증권사의 평균 NCR이 250%수준까지만 낮아져도 약 6조원의 투자여력이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NCR을 낮추면 시장에 시그널이 될 수 있고 국민연금 등 다른 곳들도 관련 기준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은 먼저 규제완화를 통해 증권사의 업무영역을 넓혀주고 개선책은 추후 보완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증권사 기준은 은행의 건전성 기준인 BIS비율 8%(NCR기준 100%)보다 1.5배나 엄격하다”며 “IB 강화라는 정책방향에 부합하고 다양해진 금융상품 및 중개업무 강화를 위해서는 일본 수준인 120%까지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happy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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