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건’을 북한에 의한 폭침으로 규정한 정부 조사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고 우리 사회에 ‘합리적 의심과 논쟁’을 허용하자는 주제를 표방한 다큐멘터리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가 개봉 이틀만에 한 극장에서 상영중단 돼 영화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영화제작사와 영화 각 분야 9개 단체가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 극장 메가박스를 비판하고 영화 상영의 원상회복을 요구하는 성명을 9일 발표했다.
‘천안함 프로젝트’(감독 백승우)의 제작ㆍ배급사 아우라픽쳐스에 따르면 메가박스는 7일 자정을 기해 이 영화의 극장 상영을 중단한다고 6일 영화사측에 통보했다. 5일 개봉한 지 이틀만이다. 갑작스러운 상영중단 통보에 대해 아우라픽쳐스는 “‘천안함 프로젝트’는 개봉 첫 날 부터 적은 개봉관(수)에도 불구하고 다양성 영화 박스오피스 1위, 전체 박스오피스 11위를 하며 주말 예매가 진행되고 있던 상황이며 주말 서울 지역 메가박스에서의 감독 무대 인사도 예정돼 있었다”며 “갑작스러운 상영중단은 사상 초유의 일이며 일제시대 ‘임검석’의 부활”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임검석’은 일제시대 영화검열을 나온 경찰의 좌석으로 이들이 호루라기를 세 번 불면 작품 공연과 상영이 즉시 중단됐다. 영화의 제작자인 정지영 감독은 “관객이 많이 드는 영화를 어떤 단체의 압력으로 내린다는 것은 이윤을 추구하는 극장의 특성상 이해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잘되고 있는 영화의 상영을 중단한 것은 ‘상업적인 판단’이 아니라 ‘정치적인 결정’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메가박스는 자사 홈페이지에 “9월 5일 개봉한 ‘천안함 프로젝트’의 상영이 금일부로 종료 된다”며 “일부 단체의 강한 항의 및 시위에 대한 예고로 인해 관람객 간 현장 충돌이 예상되어 일반관객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배급사와의 협의하에 상영을 취소하게 되었다”고 6일자 공고문을 게재한 상태다. 메가박스의 홍보대행사측은 “공고문 외에 메가박스측에서 더 이상 덧붙일 설명이나 밝힐 입장은 없다”고 전했다.
이에 한국영화제작가협회와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여성영화인모임, 영화인회의, 한국영화마케팅사협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 등 9개 단체가 공동으로 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성명을 발표했다. 영화평론가협회는 성명서에서 “이윤을 추구하는 극장이 영등위와 법원 등 국가적 기구가 인정한 영화를 단지 어느 단체의 위협을 핑계 삼아 전격 상영중단시킨 조치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관련 단체가 설령 팻말 시위 이상의 과격하고 폭력적인 수단의 사용을 예고했거나 실제 시도했다 하더라도 경찰에 수사와 보호조치를 의뢰한 후 당당히 영업하면 될 일”이라고 비판하며 즉각적인 원상회복을 촉구했다.
이형석 기자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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