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메르의 걸작 ‘진주귀고리를 한 소녀’가 눈에 들어온다. 푸른 스카프를 두른 머리를 살짝 돌려 화면 밖을 바라보는 눈빛이 청순하다. 그런데 앞쪽에는 웬 여성이 앉아 있다. 여성은 나신이다.
이 작품은 ‘렌티큘러 작가’ 배준성(46)의 ‘The Costume of Painter’ 연작 중 하나다. 배준성은 어린 시절 책받침 등에 많이 쓰였던 렌티큘러를 활용해 작업한다. 아랫쪽 여성의 몸에는 렌티큘러가 씌워져 관객이 이동하면 옷이 입혀졌다가, 누드가 되었다 한다.
작가는 “노란 빛깔의 스마일마크가 웃었다, 울었다 하는 ‘변신 책받침’을 썼던 추억이 내 작업을 발아시켰다”며 “대상의 다양한 면모를 보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담은 작품”이라고 밝혔다.
그의 작업은 서울 회현동 금산갤러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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