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3집 발매한 인디밴드 ‘안녕바다’
가장 공을 들여 촬영해야 할 프로필 사진에서조차도 연출의 흔적이 눈에 띄지 않았다. 관객을 도발하던 화려한 ‘비주얼’ 대신 수수한 모습의 청년들이 사진에 그레이 스케일(흑백사진)로 담겨 있다. 밴드 안녕바다의 정규 3집 ‘난 그대와 바다를 가르네’가 의도한 것은 ‘비우기’였음을 프로필 사진은 명백히 드러내고 있었다. 작정하고 초심으로 돌아간 안녕바다는 군살을 뺀 자리에 짙은 감성을 채웠다. 밴드의 멤버 나무(보컬ㆍ기타), 선제(기타), 명제(베이스), 준혁(드럼)을 서울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새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나무는 “전작에선 음악적ㆍ외적인 면으로 우리의 본래 모습과 다른 것들이 많아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는 느낌이었다”며 “음악 그 자체로 행복했던 시절이 그리워서 당시의 음악들을 새롭게 편곡해 연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앨범이 만들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앨범엔 타이틀곡 ‘하소연’을 비롯해 ‘그곳은 잠시만’ ‘결혼식’ ‘우는아이’ ‘고양이를 찾습니다’ 등 9곡과 2집 ‘핑크 레볼루션(Pink Revolution)’의 수록곡 ‘모놀로그(Monologue)’ ‘삐에로’ 2곡의 스튜디오 라이브가 보너스 트랙으로 실려 있다. 앨범의 가장 큰 특징은 철저한 밴드 중심의 사운드다. 전작에서 일렉트로닉 사운드 등 다양한 음악적 요소를 도입했던 안녕바다는 라이브를 의식한 듯, 밴드 바깥의 소리를 덜어내는 데 주력했다. 또한 안녕바다는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원테이크(곡을 끊임없이 한 번에 연주하고 녹음하는 방식) 녹음을 시도하는 등 자연스러움을 강조했다.
준혁은 “예전엔 앨범에 다양한 색깔을 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는데, 이번엔 모든 걸 내려놓고 통일된 느낌을 주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며 “컴퓨터로 구현할 수 있는 가상악기를 배제하고 실제로 연주하는 악기의 톤과 소리의 질을 높이는 데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선제는 “공연에서 멤버만으로 라이브를 들려줄 수 있을 만큼의 소리만 담아내자는 생각으로 녹음에 임했다”며 “‘난 그대와 바다를 가르네’ 시절의 팬들이 되돌아오고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고 덧붙였다.
안녕바다는 데뷔 이래 꾸준히 정규 앨범으로 활동 중인 몇 안 되는 뮤지션이다. 음악 시장이 음원 중심으로 재편된 이후에도 이들은 싱글이나 미니앨범 대신 고전적인 방법으로 팬들과 소통해왔다. 나무는 “준비기간이 길어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비효율적이고 시대를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도 듣지만 앞으로도 우린 정규 앨범을 고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녕바다는 오는 30일 고양 락 페스티벌, 31일 서울 라이브 뮤직 페스타 무대에 오른 데 이어 다음달 28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 단독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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