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직장인 고모(54ㆍ여) 씨는 한 통신사의 15년 장기고객이다. 휴대전화가 고장 나거나 새로운 기종이 등장할 때 기기변경을 했지만 처음 가입한 통신사를 한 번도 바꾼 적이 없다. 통신사 이동을 할 경우 기기를 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기회도 많았지만 번호 변경이나 포인트 적립 소멸 등 불편한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한 통신사만 유지한 덕분에 최근 고 씨는 통신사로부터 기기변경 할인 멤버십 추가할인, 무료통화권 등이 담긴 쿠폰북을 받았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통신3사의 장기고객 잡기 경쟁이 치열하다. 신규 가입자에게 보조금과 할인혜택을 대폭 지급하던 통신사가 약정 기간이 끝난 후에도 ‘의리를 지키는’ 고객들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KT는 지난 7월부터 KT 휴대전화 사용기간이 2년 이상된 장기 고객에게 올레클럽 등급과 휴대폰 사용 기간에 따라 포인트를 최대 2배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KT는 이 이벤트에서 총 10만 점(1점=올레클럽 포인트 별 1개)의 포인트를 제공한다. 특히 오는 10월 말까지 매주 수요일에는 ‘올레클럽 2배데이’를 진행, 제휴 업체에서 더블할인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과, 카페 등에서 수요일에 기존 할인율의 2배가 적용돼 20~30%의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것. 이 프로모션은 이용자들의 큰 호응을 얻어 지난 7월 전달 대비 한 달간 포인트 사용 건수가 업체별로 최대 3배 이상 증가했다.
전국에 VIP고객을 위한 14개소의 전용 상담센터도 개설했다. 이곳에는 350여명의 유무선상담사가 129만명의 VIP고객의 통신 관련 상담을 진행한다. KT에 따르면 월 평균 33만명의 VIP고객이 이곳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SK텔레콤 역시 올 한해 장기가입 고객들을 대상으로 파격적인 멤버십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15년 이상 SK텔레콤을 이용한 VIP고객들에게 다양한 혜택이 담긴 ‘VIP 쿠폰북’을 증정한다. 쿠폰북에는 스피드메이트 차량정비 패키지권, 보이스피싱 피해 보상 서비스 ‘세이프앤조이’ 이용권, 감사 꽃바구니, 스마트기기 전문가 1대 1 방문상담 서비스 제공 등 약 20만원 상당의 기본 혜택이 담겨 있다.
가입한 지 15년, 20년 된 고객들은 기기변경 시 멤버십 할인한도 추가 5만점, 3만원 상당의 무료통화권을 제공한다. 25년 이상 가입한 VIP 고객은 워커힐 뷔페 식사권과 주유할인 쿠폰도 준다. SK텔레콤의 장기고객 우대 프로모션은 지난 해에 이어 두번째 진행되는 행사로, 향후에도 이벤트를 확대 진행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경쟁사와 비교해 장기가입자에 대한 멤버십 혜택은 부족한 편이다. 다만 15개월 이상 가입 고객이 기기변경을 할 경우 최대 27만원 단말기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한동안 수 십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며 신규고객 유치전을 벌이던 통신사가 이처럼 장기고객 우대정책에 앞장서게 된 것은 보조금 경쟁보다는 기존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해 고객 이탈을 막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보조금 규제가 엄격해지면서 소비자들의 번호 이동이 4% 이내로 줄었다”며 “이제는 보조금 경쟁보다는 기존 고객 지키는 것이 경쟁의 더 큰 변수가 됐다”고 했다.
정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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