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크루트 신입사원 공채계획 조사 전체 규모 전년대비 16.9% 감소 중기 37.8% 대기업 휠씬 못미쳐
경기불황 가속·경제민주화 입법등 기업 위기감, 고용 위축 이어져
하반기 공채시즌을 앞두고 기업의 신규채용 규모가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감소하고, 2009년 금융위기 수준으로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과 10대그룹 총수와의 28일 청와대 오찬에서 대기업이 적극적인 시설투자를 약속한 만큼, 대기업의 투자 확대가 하반기 고용시장에서의 ‘트리클 다운(Trickle Down)’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 숙제가 대두됐다.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1700여개 상장사 중 조사에 응한 777개사의 하반기 대졸신입사원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전체 채용규모가 전년 동기대비 16.9%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올 하반기 신규채용을 하겠다는 기업의 비율은 36.6%로 2009년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한 수준(35.4%) 보인 것이 특징이다. ‘채용계획이 없다’고 답한 기업은 44%나 됐고, 아직 채용 여부를 확정하지 못한 곳도 19.4%나 됐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의 50%는 ‘하반기 채용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채용을 하지 않겠다’는 기업은 전체의 18.9%였으며, 나머지 31.1%는 아직 채용계획을 결정짓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목할 것은 중견기업의 채용 실시율이 37.8%로, 대기업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를 나타냈다는 점이다. ‘채용을 하지 않겠다’고 답한 기업의 비율(38.9%)이 ‘채용을 하겠다’고 응답한 기업을 넘어섰다. 채용계획 미정 기업 역시 23.3%나 됐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오찬을 계기로 대기업의 시설투자 강화가 중견이나 중소기업의 고용 확대의 주요 동력이 돼야 한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4대그룹 임원은 “사실 대기업의 시설투자는 직접 대기업의 고용 증가로 뚜렷하게 이어지지 않는다”며 “대기업이 시설을 늘리면 중견과 중소기업이 이에 혜택을 입어 고용창출 여력이 커지는데, 이런 선순환구조가 하반기에는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중소기업 역시 조사대상의 절반 이상(52.8%)이 하반기 채용계획이 없는 것으로 분석돼 이같은 고용 상생 구조가 시급한 상황이다.
전체 채용규모에서는 전년 동기대비 대기업의 채용인원 감소율이 -10.0%로 그나마 적었지만,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30.9%, -23% 등 큰 폭으로 채용인원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경기전망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지만, 과거에 닥쳤던 경기불황의 영향이 지속되면서 하반기 취업시장이 어려워 보인다”며 “최근 기업에 위기감을 주는 이슈들이 자주 등장하면서 기업 내부에서 채용 계획 수립을 주저하고 있는 것도 전반적인 채용 규모의 하락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재계 전체의 시각과 다르지 않다. 경영 근간을 위협하는 상법개정안과 9월 국회에서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경제민주화 입법 문제가 어느정도 해소되지 않으면 고용시장의 찬바람이 온기로 당장 변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배상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청와대 오찬에서 박 대통령이 경제민주화 보다는 경제살리기가 시급하다는 쪽으로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재계로선 환영할만한 일”이라며 “중요한 것은 모든 사회 주체가 시급한 현안이 경제위기 극복과 경제활성화라는 데 중의를 모으고, 더이상 (경제민주화 등)소모적 논쟁으로 시간을 끌어선 안된다는 공감대로 전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그래야 기업이 안정을 되찾고, 대기업의 아낌없는 투자가 중견과 중소기업에 활력과 기운을 주는 시너지 창출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상ㆍ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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