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 ‘나이 파괴’잇따라 채널 늘어 드라마 편수도 증가 나이맞춰 배우 캐스팅 힘들어

배우 박상민(43)은 이제 막 불혹을 넘겼지만, 드라마 안에선 61세, ‘환갑’이 됐다. ‘절절한 부성애’의 상징이 된 배우 조재현도 59세다. 실제 나이는 48세. 배우 신은경도 마찬가지다. 이제 마흔이지만, 드라마 안에서는 57세까지 연기폭을 넓혔다.

드라마 안에서의 ‘나이 파괴’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최근 시작한 MBC ‘스캔들: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극본 배유미, 연출 김진만 박재범)의 주요 배우들이 그렇다. 88서울올림픽을 배경으로 시작한 드라마는 이후 25년 뒤의 2013년까지 거슬러 올라오는 과정에 서 있다. 배우들은 덕분에 30대 초중반의 청년부터 60대 언저리의 중년 이후까지 연기한다.

드라마의 본격적인 이야기는 이들이 60세에 접어든 나이부터 시작한다. 때문에 신은경의 경우 아들 역을 맡은 김재원(32)과 불과 8세 차임에도 눈물겨운 모성애를 그려내야 하는 역할이 됐다. 심지어 주름 하나 없이 너무도 팽팽한 외모다.

과거 드라마에도 이 같은 캐스팅은 있었다. 배우 김수미의 경우 MBC ‘전원일기’에서 일용엄니를 연기할 당시 고작 28세였다. 나문희도 마찬가지다. 1969년 MBC ‘이상한 아이’에서 이대근의 어머니 역으로 데뷔한 그는 줄곧 40대 이후의 역할만을 도맡아 왔다. 정작 마흔이 되기도 전이었던 20~30대 시절이었다. 최불암 역시 자신의 나이보다 10세쯤은 더 빨리 늙었다. 31세엔 40대 ‘수사반장’을 연기했고, 39세엔 ‘전원일기’에서 60대 김 회장을 연기했다.

‘스캔들’의 조재현은 이미 지난 1999년 ‘해피투게더’로 눈물겨운 부성애를 보여준 배우였지만, 그 역시 당시엔 ‘스캔들’에서 유괴한 아들로 등장하는 김재원 또래였다.

사실상 드라마에서 배역의 나이에 맞춰 연기자를 캐스팅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한 드라마제작사 관계자는 “채널이 늘어난 만큼, 드라마의 편수도 늘었다. 수요는 나날이 증가하는데 공급은 그만큼 부족하다”며 “드라마의 나이에 맞춰 배우들을 캐스팅하고자 하면 그에 딱 맞는 연기자를 찾을 수 없다. 배역에 적합한 연기력과 인지도를 갖춘 중년배우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본의 아니게 나이를 훌쩍 먹어버린 배우들이지만, 작품에 임하는 그들의 생각은 긍정적이다. 조재현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그 나이를 초월해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이 배우로서는 장점이다.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 그 배역의 정서에 얼만큼 들어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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