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속 범인’닮은 10대 피의자 놓고 검경 대립
경찰 조사에서 폐쇄회로(CC)TV와 목격자 진술 등을 통해 ‘범인과 닮았다’는 근거로 검찰에 송치됐던 한 대학생이 검찰 조사를 통해 ‘혐의 없음’ 처분을 받아 풀려났다. 경찰은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이 대학생의 혐의 여부를 가리기 위해 증거 보강 등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동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김충우)는 지난달 21일 경찰이 강제추행ㆍ강도상해 혐의로 구속 송치한 모 대학 경찰행정학과 1학년생 A(18) 군이 진범이 아니라는 점을 밝혀내고, 지난 10일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고 12일 밝혔다.
A 군은 지난 4월 22일 새벽 2시55분께 서울 잠실동 한 초등학교 부근에서 당시 귀가하던 20대 여성 B 씨를 발견하고 약 2㎞를 따라가다, 20여분 뒤인 3시20분께 B 씨 집 앞에서 B 씨 머리를 때려 쓰러뜨린 다음 강제추행하고 휴대전화ㆍ체크카드 등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로 사건 발생 한 달 보름여 뒤인 지난달 13일 경찰에 붙잡혔다.
A 군은 경찰 조사에서 “범행 사실은 기억나지 않지만 (CCTV) 화면 속 인물은 내가 맞는 것 같다”고 진술했다. 이어 경찰은 A 군 사진으로 “ (A 군이) 범인과 동일인인 것 같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해 A 군을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의 결론은 경찰과 달랐다. 우선, A 군은 검찰 조사에서 “화면 속 인물이 나와 닮은 것은 맞지만 친구들과 근처에서 술을 마시고 늦게 귀가한 날 촬영된 것으로 착각했다”며 “사건 당일은 중간고사 기간이라 전날 밤 집에서 잤다”고 말을 바꿨다. 사건 목격자도 검찰 조사에서 A 군 실물을 보고 턱ㆍ체구 등이 범인과 다르다며 기존 진술을 바꿨다.
검찰은 A 군의 스마트폰 채팅 앱 대화 내용과 통화 내용 등을 분석했고, A 군이 범행 현장 부근에서 친구들을 만난 날은 5월 5일이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사건이 벌어진 4월 22일 새벽 3시20분께 A 군은 통화ㆍ문자ㆍ인터넷 등을 하지 않았고 범행 현장 부근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한 내용이 전혀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건을 조사한 송파경찰서 측은 반박했다. 경찰은 해명자료를 통해 “피의자 신문조서상에 (A 군이) 자필로 ‘죄송합니다. 피해자분께 뭐라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라고 기재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본인이 경찰 조사에서 ‘친구들과 놀고 집에 들어온 후 신발을 갈아신고 나가 범행했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에서 볼 때 친구들과 어울린 날짜가 언제였는지는 사건의 핵심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송파경찰서 측은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것이 아니라 검찰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가 진술을 번복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구속이 취소된 사안인 만큼 기록을 재검토하고 증거를 보강하는 등 계속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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