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자 사고원인 책임 떠넘기기 생존자 뒤늦은 등장도 의혹으로 오늘내 시신인양 작업 완료될듯
17일 오전 서울 노량진 배수지 수몰사고 현장에서 중국 국적의 박명춘(48) 씨의 시신이 건져지면서 수몰자 구조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구조대는 지하터널 입구에서 박 씨의 시신을 수습한 뒤 인근 동작구 보라매병원으로 옮겼다. 소방당국은 추가적인 시신 인양 작업을 진행하기에는 시야 확보가 안 된다고 판단, 배수 작업을 재개했다.
인명 구조작업은 17일 오후에 다시 시작될 예정이다. 박 씨의 시신이 인양되자 수몰자 가족들은 오열했고, 나머지 5명의 수몰자의 생존에 대한 실낱같은 기대도 실망으로 바뀌는 모습이다. 소방당국은 이날 중 실종자 6명에 대한 시신을 모두 수습할 수 있을 보고 있다.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공사 관계자=17일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이 사고 현장을 방문해 수몰자 가족을 위로했다. 하지만 서울시를 비롯해 시공사, 하청업체, 감리업체 등 공사 관련 기관들은 향후 사고 책임에 대한 촉각을 곤두세우며, 법률적인 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17일 서울시 고위관계자는 “이번 공사는 전적으로 공사 감독권한이 감리업체에 있는 책임감리제도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서울시엔 이번 사고와 관련, 피해자 보상 및 어떠한 법적 책임도 없다”며 “보상은 인부들을 직접 고용한 개별 하청업체가 지게 돼 있다”고 말했다.
사고 원인을 둘러싸고 공사 현장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시공사와 하도급업체의 공방도 치열하다. 공사 컨소시엄의 최대 지분을 가진 천호건설 소속 박종휘 현장소장은 16일 사고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하기 전인) 오후 4시13분께 직원이 스마트폰 메신저로 범람 위기가 있다며 현장 사진을 보내왔다”며 “4분 후 공사팀장을 시켜 하도급업체인 동아지질 소속 관리자에게 작업 임시중단 지시를 내리도록 했다”고 말했다. 동아지질 강기수 전무는 “우리 직원들을 상대로 확인해 본 결과 연락을 받은 건 없다”고 말했다.
▶뒤늦게 나타난 생존자 둘러싼 의혹=수몰 사고가 발생하고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에서야 극적으로 탈출한 현장 인부가 나타난 것에 대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사고 현장을 극적으로 탈출한 것으로 알려진 이원익(41) 씨에 따르면 이 씨와 나머지 인부들은 48m 깊이의 지하터널 1000m 지점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갑자기 물이 불어나자 작업반장인 임경섭(45) 씨가 “대피하자”고 외쳤고 이들은 터널 입구 쪽으로 뛰기 시작했지만, 이 씨를 제외한 7명은 물에 휩쓸렸다.
이 같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사고 가족들 사이에서는 정확한 사고경위, 작업중단 지시 여부 등을 알고 있는 목격자가 있음에도 사고를 은폐하기 위해 목격자를 숨긴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박병국 기자ㆍ강대한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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