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승승장구’하던 일본 증시가 휘청거리면서 해외주식형 펀드 시장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변동성이 높은 일본 펀드 대신 견고한 유럽ㆍ북미 펀드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본 펀드에 대한 신규투자를 자제하고 포트폴리오 조정을 고려할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일본 펀드는 전거래일기준 지난 1주일 동안 수익률이 -7.31%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 펀드의 전체 평균 수익률인 -0.88%에 비해 저조한 수치다. 1개월 수익률에서도 일본 펀드는 0.91%에 그쳤다.

반면 유럽과 미국 펀드는 견고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두 펀드의 지난 1개월 수익률은 각각 5.46%, 5.08%로 같은 기간 해외 펀드 평균치(2.83%)를 웃돌았다. 특히 최근 1~2개월 사이 유럽ㆍ북미 펀드는 일본 펀드 수익률을 앞질렀다.

자금 유출입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뚜렷하다. 지난 1주일 사이 일본 펀드에서는 124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반면 북미 펀드는 24억원이 들어왔다. 유럽 펀드는 6억원이 유출됐지만 다른 펀드에 비해 유출량이 작았다.

일본 펀드의 약세는 최근 일본 증시 하락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연초 이후 40% 가까이 오르며 초강세를 보이던 일본 니케이 지수가 지난 열흘 동안에만 12% 가까이 떨어졌다. 지난달 23일에는 하루에만 7% 폭락했다. 경제지표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아베노믹스를 지속할 지에 대한 의문도 높아지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연초에 비해 일본 펀드의 인기가 뚝 떨어졌다”면서 달라진 상황을 전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일본 펀드는 최근까지 상당히 오른 상황이어서 투자자들은 차익을 실현하고 포트폴리오 조정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대조적으로 유럽과 미국 펀드는 견고함을 무기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황진수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부 부부장은 “유럽은 유로존 리스크가 상당부분 주가에 반영됐고 미국 역시 경기부양 정책 효과가 민간부문까지 확대될 경우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면서 “당분간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과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이 최근 신흥 국가로부터 매출액을 꾸준히 올리고 있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다만 일본 펀드 환매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펀드는 이전과 같은 호조세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섣부른 환매는 금물”이라며 “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 노력이 지속되고 있어 상황을 지켜보면서 환매와 가입시점을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