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따라 움직이는 수혜주는…
이른 무더위, 때늦은 추위 속에도 투자 아이디어는 있다. 날씨에 따라 기업 실적이 움직이는 ‘날씨 수혜주’다. 유난히 더위가 심하면 빙과류 등 음식료주 매출이 늘고, 실내 활동이 증가해 관련 종목의 주가가 오르곤 한다. 반대로 한파가 불어닥치면 오리털 외투 등 단가가 높은 의류 매출이 늘면서 백화점 등 유통업체의 수익성이 개선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 공식은 언제나 유효한 것일까. 기후만큼이나 변화무쌍한 시장의 변화를 이겨낼 투자방정식을 따져봤다.
▶더위엔 음식료주? 이젠 스마트그리드주!=여름 무더위 하면 빙과류 업체가 가장 먼저 떠오르게 된다. 그런데 최근 이들 기업 주가는 때이른 더위에도 오히려 하락세다.
여름 대표 수혜주로 꼽히는 빙그레는 한 달 새 13만원대이던 주가가 10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지난해 여름 석 달(6~8월)간 30% 넘게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롯데푸드 역시 이달 들어 열흘 넘게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관건은 역시 실적과 주가의 적정성이다. 빙그레는 최근 나온 증권사 종목 분석에서 좀처럼 ‘매수’ 의견이 나오지 않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에 방어주로 음식료주가 주목받으면서 주가가 과하게 올랐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빙그레의 경우 주력제품인 바나나맛 우유 등을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 진출시켜 좋은 실적이 예상되지만, 지난해 하반기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평가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요 음식료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6.8배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다”면서 “해외 매출 성장성이 높은 오리온과 수출주인 빙그레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에 가격 부담이 완화되면 매수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반면 새로운 ‘여름 테마주’가 형성되고 있다. 제습기를 생산하는 가전 업체나, 전력 부족 이슈 등으로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스마트그리드 관련주로 관심이 모아진다. 스마트그리드 관련주는 무더위에 원전 가동 중단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세다. 누리텔레콤을 비롯해 옴니시스템, 피에스텍, 일진전기 등 스마트그리드 관련주의 동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제습기를 형성하는 위닉스와 선풍기 제조업체인 신일산업 등도 관심을 모은다. 특히 이들 중 일부 종목은 투자가 과열되는 양상마저 보였다.
강신우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가구당 제습기 보급률이 7% 정도로 미미하지만 2000년대 초반 보급률이 10%에 불과했던 김치냉장고가 현재 90%에 달하는 것처럼 향후 제습기 시장도 급속히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기온의 성수기와 비수기 공식도 달라져=추위와 더위가 예상치 못한 때에 찾아오면서 이른바 성수기 개념도 무색해졌다.
백화점주는 지난해 11월 이른 한파가 몰아치면서 부진했던 매출이 크게 뛰자, 주가 상승이 이어졌다. 실제 지난해 11월 현대백화점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3% 올랐고, 신세계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4.5%나 상승했다.
반면 전통적 한파 수혜 종목의 주가 상승은 겨울보다 오히려 봄에 돋보였다. 추위가 길어지면서 본래 비수기인 봄철에 수익성 성장에 따른 기대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내의 업체인 BYC와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난방주는 11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 올 들어 봄철에도 추위가 이어지면서 주가가 올랐다. 보일러 업체인 경동나비엔도 통상 동절기(12~2월)보다 3월과 4월의 주가 상승률이 돋보였다.
이처럼 추위와 더위가 길어지고 예측이 어려워지면서 실내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업체나 홈쇼핑 등 실내에서 소비가 가능한 유통 채널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골프존과 CJ오쇼핑 등이 수혜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매출이 기업 이익 증가로 이어지는지와 다른 변수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투자할 것을 권한다”면서 “날씨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종목 상당수가 이른바 내수방어주인데, 이미 주가가 실적에 비해 상당히 오른 곳도 있어 섣부른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연진 기자/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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