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지방은행 패권 전쟁에 본격적인 불이 붙을 전망이다. 10일 금융감독원의 압박에 못이겨 이장호 BS금융지주 회장이 사퇴의사를 밝힌 가운데 경남은행 인수전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날 사퇴를 표명한 이 회장은 지난 5일 본인의 거취문제가 불거지자 당면한 경남은행 인수문제를 마무리한 뒤 명예롭게 퇴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만큼 부산은행의 입장으로선 경남은행 인수가 중차대한 문제임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됐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부산은행의 지배구조와 인사 형평성을 들어 발전적 미래를 위해선 이 회장의 사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논리를 굽히지 않았다.
현재 경남은행의 인수전에는 대구은행을 필두로한 DGB금융지주와 부산은행의 BS금융지주가 호각을 이루고 있는 상황. 이 회장의 사퇴표명으로 부산은행은 사실상 인수전을 지휘할 콘트롤타워를 잃은 셈이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부산지역 여론의 반발도 확산되고 있다.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10일 오전 부산시의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장호 회장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강압적인 사퇴 강요는 지방은행을 탄압하고 부산시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규정했다. 또 “금융당국의 갑작스럽고 명분없는 강압적인 중도 사퇴 강요는 지방은행을 손아귀에 두려는 명백한 초법적 월권행위”라며 이 회장의 사퇴 철회를 촉구했다.
특히 “경남은행 민영화를 앞두고 대구은행과 치열한 인수전이 전개될 시점에서 이 회장 퇴진요구는 정치적 문제로 비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금융당국이 사퇴강요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전개하는 것은 물론 내년 지방선거까지 연계시켜 규탄운동을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 역시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무엇보다 BS금융지주의 차기 CEO는 조직의 영속성과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내부 경험이 풍부하고 지역사정에 밝은 내부인사에 의해 반드시 내부승계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정부의 낙하산 인사로 자칫 경영구조가 흔들려 조직 전체의 미래가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결론적으로 경남은행 인수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추진해나가기 위해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한 내부승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확실히한 것이다.
현재 부산은행의 금융지주사인 BS금융지주와 대구은행의 DGB금융지주는 각각 자산규모가 45조원과 36조원에 달한다. 29조원 규모의 경남은행을 인수하면 상대은행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영남지역 최대은행으로 올라서게 된다.
BS금융지주는 사실상 경남은행의 모(母)은행이라는 사실을 내세우고 있다. 1969년 경남은행 출범 당시 경남지역 영업점을 고스란히 경남은행에 넘겼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울산과 김해 등 경남지역으로 영업 거점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남은행을 인수할 경우, 막대한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DGB금융지주는 현재 경남지역에 영업점이 없는 상태로 경남은행을 인수하더라도 점포가 겹치지 않아 구조조정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부각하며 인수전을 펼치고 있다.
경남지역에서도 상공인들을 중심으로 인수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홍준표 경남도지사까지 나서 지역 경제인과 재일동포 등을 상대로 투자유치에 적극 나서고는 있지만 경남은행 인수금액이 커 쉽지않다는게 지역 금융계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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