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 “카르텔(담합) 근절을 위해 ‘한번 적발되면 기업이 망한다’는 인식이 자리잡도록 규제를 설계하겠다”
노대래<사진>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4월 후보자 신분으로 참석한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내놓은 일성이다. 줄곧 경제민주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노 위원장이지만 담합 근절에 대한 발언 수위는 한층 더 높다는 것이 공정위 안팎의 시각이다. 공정위 고위관계자는 “공정한 경쟁이 선으로 여겨지는 서구권에서 담합은 가장 질이 나쁜 범죄로 여겨지는데 반해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관대한 시각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담합은 시장경쟁을 직접적으로 제한해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고 말했다.
이번 ‘과징금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에서 공정위가 특히 담합과 같은 부당 공동행위에 대해 부과기준율을 현행 3단계에서 5단계로 세분화하며 실질적인 과징금 부담율을 높인 것은 노 위원장의 담합 근절 의지를 엿볼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노 위원장은 취임이후 담합 행위에 대한 과징금을 높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지난해 담합 등 부당공동행위로 적발돼 공정위가 ‘경고’이상의 시정명령을 내린 사례는 41회이며 그 가운데 과징금을 부과한 사례는 24차례로 179개 기업이 총 3989억원의 과징금을 냈다. 이번 고시 개정으로 실질 과징금 부담율이 높아짐에 따라 과징금 규모도 늘어날 전망이다.
추가 징수되는 과징금은 정부의 대선 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으로 쓰일 전망이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공약가계부에는 불공정 행위에 대한 과징금 부과 확대 등을 통해 세외수입을 4년간 2조7000억원 늘린다는 계획이 들어있다.
담합 근절과 함께 박근혜 정부의 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조달이라는 두가지 포석이 이번 개정 고시에 담겨있는 셈이다.
다만 이번 개정 내용에는 과징금 경감사유 축소 방안이 담기지 않았다. 조사 과정에 협력하거나 재발방지 약속, 당기순이익 적자, 과징금 납부 능력이 없는 점 등 과징금을 감면해 주는 조항이 많아 과징금 부과율이 공정거래법 위반의 중대함에 비해 턱없이 낮은 경우가 많았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돼왔다. 이에 노 위원장도 경감 사유를 축소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경감 사유 축소 방안도 추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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