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갑(甲)’과 ‘을(乙)’이란 말이 요즘처럼 많이 쓰인 때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갑을 관계’가 이슈가 되고 있다. 그런데 ‘갑을’이란 표현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갑을’이란 말은 60갑자(甲子)에서 어원을 찾을 수 있다. 60갑자는 하늘의 시간적, 계절적인 기운의 흐름을 나타내는 천간(天干) 10개와 땅의 시간적, 계절적인 기운의 흐름을 나타내는 지지(地支) 12개의 조합으로 구성된다. 천간은 ‘갑ㆍ을ㆍ병ㆍ정ㆍ무ㆍ기ㆍ경ㆍ신ㆍ임ㆍ계’로, 지지는 ‘자ㆍ축ㆍ인ㆍ묘ㆍ진ㆍ사ㆍ오ㆍ미ㆍ신ㆍ유ㆍ술ㆍ해’라는 문자로 각각 표시된다. ‘임진년’ 같이 해마다 붙여지는 이름과 4지 선다에 기호로 사용되는 ‘갑ㆍ을ㆍ병ㆍ정’도 여기서 나온 것이다.

60갑자는 순환하는 것이기 때문에 ‘갑을’에도 우열이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 이 말에 불쑥 우열 관계, 상하 관계의 의미가 더해졌다. 계약 관계에서 주도권을 갖고 있는 쪽, 예컨대 고용인은 ‘갑’이 되고 종속되는 입장, 피고용인은 ‘을’이 됐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오늘날 갑을 관계는 더 넓은 의미로 통용된다. 조직이나 사회에서 우위에 있는 쪽은 ‘갑’, 열위에 있는 쪽은 ‘을’로 일컬어지며 수많은 갑을 관계가 존재하고 있다. 단순히 개인을 벗어나 ‘갑’은 사회적 강자, ‘을’은 사회적 약자의 대명사로 사용되며 상충되는 계층, 집단을 의미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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