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지난해 정부가 학교폭력을 뿌리 뽑겠다고 도입한 일진경보제도가 제 구실을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교육부와 6개 시도교육청을 대상으로 지난해 2월 수립된 정부의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의 집행 실태를 감사한 결과 이와 같은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26일 밝혔다.
감사 결과 교육부는 이른바 ‘일진’과는 관련이 없는 학교폭력 실태조사 참여율 등의 엉뚱한 기준으로 전국 102개 학교를 일진경보학교로 지정했다.
경상북도 소재 A고교는 피해응답률이 0.5%로 전국 평균(8.5%)보다 크게 낮은데도 실태조사 참여율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일진경보학교에 선정된 반면, 경기도의 B중학교는 상당수 학생들이 일진에 의한 학교폭력 피해사례를 적어 냈는데도 실태조사 참여율이 높다는 이유로 일진경보학교에서 제외됐다.
심지어 학교폭력 실태조사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상당수 학교(학생 수 기준 70%)가 컴퓨터실, 교무실 등 공개된 장소에서 실태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당초 교육부가 이 제도를 도입할 때부터 일진 학교를 선별하기 위한 지표가 있느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교육부는 학교폭력 예방정책의 일환으로 지난해 상반기 전체 초·중·고교생 660만명을 대상으로 정서행동 특별검사를 벌였지만 실제 예방 조치는 소홀했다.
특별검사에서 학교폭력 징후를 보인 학생에 대해서는 심층평가와 상담, 보호 등 적절한 후속조치를 해야 했는데도 상당수 학교는 이런 조치를 생략했다.
가해 징후를 보인 학생 17만5616명 중 37%(6만4996명), 피해 징후를 보인 학생 25만171명 중 35%(8만8295명)가 각각 후속조치 대상에서 제외됐다.
감사원은 교육부 장관 등에게 감사 결과에서 나타난 문제점의 개선안을 마련하도록 권고했다. 교육부는 7월 중 감사 결과를 반영한 학교폭력 예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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