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 사과는 했지만…‘갑질’파문 확산일로

서울우유등 유업체 톱4 조사 업계 불똥 튈까 전전긍긍 600만 자영업자 불매운동 동참

남양유업이 9일 대리점 대상 제품 밀어내기 관행과 직원의 막말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우유 가공 업체를 넘어 유통시장 전반의 불공정 관행을 조사키로 하는 등 파문은 확산일로다.

특히 전국편의점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의 전날 남양유업 제품 불매 운동 선언에 이어 600만명에 달하는 자영업자단체 등도 이날 전국적인 불매 운동 가담 의사를 밝혀 현실화 여부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남양유업 외 유업체들은 본사차원의 대리점 물량 밀어내기 등의 관행은 사라졌다며 선긋기에 고심하고 있다.

공정위가 식음료 업체 전반의 밀어내기 관행을 들여다보기로 한 점이 일단 의미 심장하다. 전날 공정위가 유업체 ‘톱4’에 속한 서울우유, 매일유업, 한국야쿠르트에 업체당 2~3명의 조사관을 보내 이날까지 조사키로 한 건 단순한 ‘보여주기’ 차원을 넘어선 걸로 보인다. 공정위 관계자는 “남양유업 외 다른 업체의 밀어내기 관행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사가 대리점에 제품을 공급하는 식음료 업체는 모두 조사 대상에 오를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특히 노대래 공정위장이 전날 간부회의에서 “사안이 터지고 난 뒤 해결에 나서면 뒷북 행정이 될 수 있으니 이슈가 될 만한 사안은 한발 먼저 개선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사건을 면밀하게 조사해 엄정한 제재를 해야 한다”고 한 만큼 조사 강도가 어느 때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 본사와 대리점간 ‘갑을 관계’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는 증언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모 유업체 대리점을 하다 프랜차이즈 경영으로 업종을 바꾼 점주는 밀어내기로 받은 물량을 다 소화하지 못해 일주일에 두 번씩 우유로 목욕을 했다는 얘길 들었다”고 했다.

막상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는 유업체들은 긴장 속에서도 ‘책 잡힐’ 일은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2006년부터 영업문화 개선을 시작해 ‘밀어내기’ 관행을 근절시켰다”며 “‘성실조합’이라는 대리점협의회와 조합간 소통도 원활하기 때문에 남양유업과 같은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한국야쿠르트와 매일유업도 본사와 대리점의 시스템상 잘못된 관행에서 탈피했다며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가 식음료 업체를 옥죄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사회단체의 남양유업에 대한 압박 수위는 한층 높아지고 있다.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과 유권자시민행동, 한국시민사회연합회 등 150여개 시민사회·직능·자영업 단체는 대기업 횡포에 무너지는 서민 자영업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남양유업과 경영진, 대주주가 책임을 통감하고 피해자들에게 완벽한 보상을 해줄 것을 공식으로 요구했다. 피해자에게 물질적ㆍ정신적 피해보상을 해주지 않으면 오는 20일부터 600만명에 달하는 자영업자들이 일제히 남양유업 상품을 팔지 않겠다고 했다.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은 지난해 카드 중소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하며 삼성카드, 신한카드, 롯데카드 불매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였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여신전문금융업 개정을 통해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을 대폭 내리기도 했다.

오호석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 상임대표는 “이번 불매 운동은 힘없는 서민 자영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다시는 ‘슈퍼 갑’의 사욕에 희생되는 자영업자들이 없도록 정부가 이번 사태를 철저히 규명하고 엄벌하며 관련 법규를 정비해야 한다”고 밀했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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