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전 KDB자산운용 대표

5월 초,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를 0.5%로 낮추면서 필요한 경우 마이너스 금리로 진입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기 미국 연방준비은행(Fed)도 필요한 경우 월간 채권 매입 규모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내비쳤다. 올 초, 일본중앙은행(BoJ)은 자국 국채에 대한 무제한 매입을 채택할 것임을 나타냈다.

이처럼 세 나라의 중앙은행들은 공식적으로 새로운 ‘프리머니’(Free Money : 대출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뜻) 시대를 선언했다.

이런 상황 전개를 보고 필자의 즉각적인 반응은 ‘왜 그들은 그렇게 하는가’와 ‘한국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생각하는 것이다. 왜 그렇게 하는가에 대한 답은 간단하다. 그렇게 할 수 있기 때문(because they can)이다.

사탕을 무척 좋아하는 아이가 있을 때, 그 아이를 행복하게 하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그 아이에게 사탕을 무한정 주는 것이다. 만일 이 아이가 사탕공장에 들어 갈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사탕을 과하게 먹게 될 것이고 건강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혹자는 ‘도덕 불감 상황’이라고 말 할 수도 있다. 역설적인 것은 Fed, ECB 그리고 BoJ가 현재까지 그들의 사탕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그들은 적절한 속도로 이 사탕공장을 가동했었지만, 지금은 높은 수준의 유동성에 길들여져 최고 속도로 공장을 가동시키고 있다. 아이가 중독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사탕을 줄여주는 훈련이 필요하다. 지금 전 세계 금융시장은 그릇되게도 각국 정부들이 ‘최대 레버리지 방침(Maximum Leverage Discipline)’을 채택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또 다른 답은 그들이 그렇게 해야 하기 때문(because they have to)이다. 전속력으로 사탕 공장을 돌리지 않는 경우 무슨 일이 일어날지 한번 질문해 보면 왜 그렇게 하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정치인들에게 이런 상황은 정치적 자살행위다. 강요당하지 않는 한, 정치인들은 절대 나서서 “더 이상 사탕 없음!”이라고 외치지 않는다. 마치 선진국의 중앙은행과 정부들이 사탕에 중독된 아이의 장기적인 건강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과 같다.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유동성이 없으면 그들 경제의 성장이 멈춘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들의 ‘프리 머니(Free Money)정책’에 대한 또 다른 동기부여 요인이다.

한국이 인식해야 하는 문제 중 하나는, 프리 머니와 무제한 유동성 공급조치가 한국의 경제 및 금융에 끼칠 영향에 대해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중앙은행이나 그들 정부 중 어느 한 곳도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들은 단지 그들의 경제적ㆍ정치적 필요에 따라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한국은 단지 지켜보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방어만 하고 있을 수도 없다. 수출회사들을 힘들게 하는 환율 변동성, 부동산시장 상황, 강남에 돌아다니는 고급 수입 스포츠카의 수, 명동에 있는 중국 관광객이 쓰는 돈이 모두가 바로 미국, 일본, EU의 조치로 영향받는 것이다.

한국은 과잉 유동성 만연으로부터 어떻게 자신을 보호하고 작금의 글로벌 상황을 어떻게 기회로 활용할 것인가라는 공격적인 계획을 개발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무한 유동성 상황이 한국에 주는 진정한 의미와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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