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알바 손님에 성희롱 당해 항의하자 욕설에 폭언까지 주변서 증언 외면 고소 힘들어
A(18ㆍ여) 양은 지난 8일 새벽 1시께 서울 중랑구 중화동의 고깃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성희롱을 당했다. 애인 사이인 50대 남녀 2쌍이 앉은 테이블에 A 양이 버섯 밑반찬을 나르는데 그중 한 여성이 “꼭지 있는 버섯은 없냐”고 물었다. A 양이 그건 없다며 죄송하다고 말하자 다른 여성이 A 양을 가리켜 “그럼 저 꼭지 따먹으면 되겠네”라고 말했다.
A 양은 손님들에게 항의했지만 무시당하자 지인 B(22ㆍ여) 씨에게 전화해 하소연했다. B 씨가 가게로 찾아와 손님들과 얘기하며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이들은 오히려 욕설을 퍼붓고 B 씨에게 버섯을 집어던지는 등 행패를 부렸다.
성희롱 발언을 한 여성은 경찰서에 가서도 반성의 기미를 보이기는커녕 “얼굴을 찢어버린다”며 폭언을 했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버섯을 던진 남성을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지만 성희롱 발언과 폭언을 한 다른 여성은 성희롱 혐의로 입건하지 못했다.
A 양은 수치심에 아르바이트를 그만뒀다. 억울하고 화가 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성희롱 고소는 엄두를 못내고 있다.
담당 형사가 “이거 성희롱 맞네”라고 말할 정도로 명백한 성희롱을 당하고도 A 양이 억울하게 당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성희롱 발언을 형사처벌할 수 있는 법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피해자가 모욕죄로 고소를 하거나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는 할 수 있지만 증명이 어려워 처벌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피해자가 성희롱 발언을 녹취하지 않는 한 피의자의 자백이나 주변 사람들의 증언이 필요한데 법정에서 누가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인정하겠냐”고 설명했다.
손정혜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이사는 “성희롱 발언은 사회적으로 관대하게 받아들이고 수사기관에서도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나라는 성폭력 전반에 있어 양형이 가볍다.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경ㆍ이정아 기자/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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