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레저 인구가 늘어나고, 캠핑 열풍까지 더해지면서 SUV에 이목이 집중된다. 그렇다면 SUV의 최정점을 차지하는 모델은 무엇일까? 소위 SUV의 ‘끝판왕’은 과연 어떤 모델일까?
취향마다 선택하는 모델이 다양할 수 있겠지만, 레인지로버가 유력한 ‘끝판왕’ 후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듯싶다. 그만큼 40여년이란 오랜 역사에 걸쳐 프리미엄 SUV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차지한 모델이다. 오토캠핑 마니아에는 마치 ‘드림카’와도 같은 모델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4세대 모델, 올 뉴 레인지로버가 국내에 상륙했다.
일단 올 뉴 레인지로버는 외관에서부터 압도적이다. 전장 4999mm, 전폭 2073mm, 전고 1835mm란 크기에서 이미 위용을 드러낸다. 널리 익숙한 현대자동차 싼타페와 비교한다면, 전장, 전폭, 전고에서 각각 309mm, 193mm, 155mm 더 길다. 덩치가 크다보니 주차선 안에 온전히 주차하는 게 힘들 정도이다.
디자인은 굳이 설명할 필요 없이 한눈에 레인지로버임을 바로 인지할 수 있게 전통적인 스타일을 계승했다. 다만, 레인지로버 역사상 가장 공기역학적으로 뛰어난 디자인을 구현했다는 특징이 더해졌다. 루프 높이를 기존 모델 대비 20mm 낮춰 공기저항을 최소화하면서도 내부 공간은 오히려 늘어났다. 올 뉴 레인지로버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성능이다. 국내 판매 모델은 3.0리터 V6 터보 디젤 엔진과 4.4리터 V8 터보 디젤 엔진, 5.0리터 V8 수퍼차저 엔진 등 디젤과 가솔린 엔진 모델을 모두 선보여 선택의 폭을 넓혔다. 그 중 시승한 모델은 5.0리터 V8 수퍼차저 엔진을 장착한 모델이다.
거대한 덩치가 무의미할 만큼 치고 나가는 성능이 대단했다. 최고출력 510마력에 최대토크 63.8kgㆍm가 2500~5500rpm이란 저구간에서부터 발휘된다. 드라이브 모드를 굳이 스포츠 모드로 바꿀 필요도 없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5.4초에 불과하다. 0.2초 이내에 변속할 수 있는 ZF 8단 자동 변속기도 변속 충격 없이 신속하게 고속으로 넘어갔다.
가속력도 대단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놀라운 건 승차감이다. 제한 속도를 넘나드는 고속 주행이나, 속도를 줄이지 않고 급커브 구간을 통과할 때에도 최고급 세단 못지않은 승차감을 전해줬다. SUV에선 느껴보기 힘든 승차감이다.
오프로드를 대비, 다양한 주행 모드도 제공한다. 비록 오프로드를 달릴 기회를 접하진 못했지만, 상황에 따라 일반, 풀ㆍ자갈ㆍ눈, 진흙, 모래, 암벽 등 5가지 설정을 선택하거나 자동으로 전환하도록 조작할 수 있다.
각종 편의사양도 눈길을 끌었다. 보는 각도에 따라 운전석과 조수석이 다른 화면을 볼 수 있는 듀얼뷰 모니터나 앞좌석 마사지 시트 등이 탑재됐다. 뒷좌석에는 전용 화면과 함께 각종 엔터테인먼트 조작을 별도로 할 수 있게 제공한다. 사각지대에 차가 있으면 사이드미러 등에 경고등이 켜지는 사각지대 감시기능이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안전운전을 보조하는 각종 사양도 대거 들어갔다.
다만 연비는 예상대로이다. 올 뉴 레인지로버는 초경량 알루미늄 차체 구조를 도입, 기존 모델 대비 중량을 최대 39%나 감소시키는 등 연비 강화에 힘썼다. 이를 거쳐 가솔린 모델의 복합연비는 6.2㎞/ℓ. 실제 측정된 연비도 5㎞/ℓ 내외를 기록했다. 그나마 디젤 모델은 복합연비 기준 10.7㎞/ℓ까지 향상됐으니, 레인지로버 입장에선 혁신적인(?) 변화이다.
솔직히 기름값에 연연한다면, 레인지로버를 애당초 선택할 수 없다. 3.0리터 디젤엔진 모델 가격이 1억6150만원이며, 가장 비싼 모델 가격은 1억9890만원이다. 이 정도 가격대의 모델을 선택할 때, 연비 때문에 망설인다는 건 어째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가질 수 있는 자만 가져라’, 레인지로버의 콧대 높은 자존심이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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