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금융시장을 지켜보고 있으면 매우 혼란스럽다. 어떤 날은 세상이 평온해 글로벌 경제의 문제들이 마치 모두 해결될 것처럼 보인다. 이에 반해 또 어떤 날에 해외 뉴스를 접하면 시장은 아직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산처럼 이어져 온 문제들이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음을 상기시켜 준다.
2007년 이후를 보면 글로벌 경제는 긍정적으로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부정적인 요인들이 도출돼 고착화되고 있다. 현재의 글로벌 경제는 마치 미지의 신세계를 항해하는 선장과 같이 역사적으로 경험해보지 못한 시기를 통과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우리 모두는 눈앞에 놓인 당면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뉴스에 따라 행복감과 절망감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동안 어느 누구도 향후 글로벌 경제의 중장기적인 위험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 왜냐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눈앞의 현실이 안정돼 보이면 행복감에 도취되고, 다른 문제가 새로 나타나지 않는 한 안정된 상태가 지속되리라 가정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주식시장을 보며 글로벌 경제의 장기적인 펀더멘털이 좋아지고 있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아직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큰 문제들을 양산하고 있다. 즉, 성장을 위해 어떤 희생도 감수하겠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현상은 미국 중국 유럽의 일부 국가 그리고 최근엔 일본에서도 발생한다.
지난 5년간 정부의 재정 지출은 글로벌 경제의 가장 큰 성장엔진으로 진화돼왔다. 올해 세계 모든 국가의 재정 적자 합은 전 세계 GDP 규모의 6%에 이를 전망이다. 즉, 우리는 작은 성장을 위해 큰돈을 빌려 쓰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재정 지출 증가는 단기적 경제 성장, 정치적 혜택 및 시장 상승을 유발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지만, 통계치를 면밀히 검토해본다면 시장 안정을 위해 지난 5년간 사용한 정부 예산과 중앙은행 자금은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또 다른 불균형을 만들어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향후 10년간 글로벌 경제는 차입에 의존한 성장의 한계, 정부의 역할 증대 필요성, 새로운 성장엔진 발굴과제, 비대해진 정부 재무제표의 해결책, 유동성 버블, 국가 간 무역 마찰 등과 같은 여러 도전과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축적된 글로벌 경제의 불균형은 많은 비용과 큰 희생 없이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양적 완화의 후유증을 해소시켜 주는 만병통치약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가까운 장래에 글로벌 경제는 영화 ‘매트릭스’의 주인공 ‘네오’와 같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을 것이다. 즉, 유동성 효과에 의한 착시를 믿는 ‘Blue pill’과 불균형의 현실을 직시하는 ‘Red Pill’ 사이에서 양자택일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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