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 시즌이지만 시장의 관심이 여전히 수급에 머물러 있다.

상장사의 실적 기대감이 낮은 탓도 있지만, 코스피지수가 외국인 매도세에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1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둔 삼성전자는 전일에 이어 이틀째 하락세로 출발했다. 맥쿼리, 메릴린치, 바클레이스, 크레디트스위스 등 외국계 창구에서의 매도세가 강하다.

IT의 전통적 비수기인 1분기에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8조5000억원으로 선방할 것이란 긍정적 전망을 감안하면 실적 기대감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한 셈이다. 실적보다 수급이 시장을 좌우하는 어닝 시즌이 예상되는 까닭이다.

특히 외국인 수급에 대해선 방향성 예측이 어렵다. 미국에서의 경기지표도 여전히 오르내림이 심한 데다가 현물과 파생 시장에서의 움직임도 변수가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다음주 11일에는 옵션 만기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예정돼 있다. 기준금리 인하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이날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업계는 장 막판 상당한 차익 프로그램 청산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순차익 잔고에 쌓인 물량은 3조원 이상. 지난해 8월 이후 유입된 외국인의 차익 잔고 대부분은 만기 시마다 소화되지 않고 남아 있는 상태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11일로 다가온 4월 만기일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시장 상승에 대한 기대로 콜옵션 가격에 자극이 일어나고 합성선물 매도 가격 상승으로 인해 차익 잔고 청산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차익뿐 아니라 비차익에서의 매도세도 안심할 수 없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3일 외국인은 비차익에서 1114억원의 매도세를 보였다”면서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되면 외국인 수급엔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미국계 자금의 대규모 이탈을 불러온 뱅가드펀드의 벤치마크 변경에 따른 청산물량도 남은 상태다.

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의 신규 매도물량이 누적되고 있는 것도 지수의 하방 압력을 더하는 요소다.

외국인은 3일까지 최근 사흘간 선물 시장에서 5378계약을 순매도하며 평균 베이시스를 이론가 아래로 떨어뜨렸다. 선물과 현물의 가격 차인 베이시스의 약세는 차익 잔고에 쌓인 매물을 쏟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갑지 않다.

대북 리스크 등으로 환율 오름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4일 오전 원/달러 환율은 또다시 1120원 위로 올라섰다.

1120원을 상단으로 지지력을 보이고 있긴 하나, 외국인의 차익 잔고 유입 당시 원/달러 환율이 1127~1130원으로 추정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 이상 환율 상승 시 프로그램에서 조 단위 외인 매물이 쏟아져나올 수 있다.

성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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