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가 추구하는 '재미' 유저 호응 없으면 '졸작' … '아르고' 유저 의견 받아들여 리뉴얼 재오픈
"왜 이걸 안하지? 이렇게 재미있는데…" 게임 개발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면, 게임의 장점과 특징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개발자들 덕분에 게임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한다. 개발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내가 원했던 게임이 출시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하지만, 이렇게 궁금증을 자극했던 게임들도 결국은 유저들에 의해 '재미있는 게임'과 '재미없는 게임'으로 나뉜다. 그토록 성공을 자신했던 게임들이 시장에서 선택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해답은 유저에 대한 몰이해에서 온다. 유저들은 게임에서 원하는 재미가 다르다. 전쟁을 좋아하는 유저, 다른 사용자와의 소통을 중시하는 유저, 사냥을 하고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것에서 재미를 느끼는 유저 등등. 하지만, 개발자들은 자신이 만들어낸 MMORPG 월드에서 자신이 규정한 재미만을 강요하기 일쑤다. 때문에, 화려한 그래픽과 뛰어난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에게 외면받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엠게임 '아르고'의 리뉴얼 오픈은 게임업계에 시사 하는 바가 크다. 아무런 문제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비스를 일시 정지까지 하면서 유저들의 게임에 대한 수정 요구를 받아들였다. 재오픈 이후 '아르고'는 서비스 순항중이다. 엠게임 임송규 실장은 유저 입장에서 게임을 즐기다가 게임의 매력에 빠져 진로를 바꿔 엠게임에 입사해 개발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12년간 기획 파트에서 근무, 유저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내왔다.
▲ 엠게임 임송규 실장 기자 : '아르고'의 게임성 강화를 위해서 3개월간 서비스를 일시 정지하고 개발한 것으로 알고있다. 국내에서는 게임 서비스를 일시적이라도 중단한다는 것이 게임의 실패를 의미한다.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리기 어려웠을 것 같다.임송규 실장 (이하 임 실장) : 물론, 결정을 내리는데 많은 고민이 있었다. 처음에는 조금씩 업데이트를 통해서 진행하는 방안이 고려됐지만, 전체적인 작업량이 결정되고 방향이 확정되면서 서비스 중지 후 빠르게 리뉴얼을 하고 재론칭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사실, 이 같은 결정에는 유저들의 격려가 큰 도움이 됐다. 아무리 리뉴얼을 위한 일시적인 서비스 중단이라지만, 유저들이 동의하지 않았다면 결코 추진되지 못했을 것이다. 유저들이 콘텐츠 보강의 필요성과 서비스 일시 중단을 통한 빠른 작업을 지지해주셨기 때문에 가능했다. 기자 : 외부에서 보면, 서비스 일시 중단은 게임에 심각한 버그가 있었기 때문으로 비춰질 수 있다임 실장 : '아르고'는 지난 2년간 안정된 상황에서 서비스가 진행됐다. 기존의 게임들에서 고질적으로 나타났던 서버 불안이나 고객 대응 미숙같은 문제도 없었다. 콘텐츠에 대한 유저들의 호응도 높은 편이었다. '아르고'가 잠시 서비스를 중지한 것은 지속적인 서비스를 위해서 콘텐츠를 강화하고, 유저들이 원하는 게임성을 녹여낼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기자 : 서비스 재오픈 이후 동접자 상황은 어떤가?임 실장 : 동접자 상황을 정확하게 밝힐 수 없지만, 서비스 일시 중지 이전의 유저들은 100% 가깝게 게임에 다시 접속했다. 더불어, 초기 '아르고'를 플레이했었던 유저들이 속속 게임으로 돌아오고 있다.
기자 : 재오픈을 통해서 달라진 '아르고'의 주요 콘텐츠는 무엇인가 임 실장 : 3가지 부분에서 게임성 보강이 있었다. 우선 게임의 엔진이 개선됐다. 엠게임은 자사의 모든 게임 개발에 자체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이 엔진은 게임을 개발하면서 보강되고 성능이 향상된다. '아르고'의 개발 버전의 엔진에 비해서 당연히 2년이 지난 지금 엔진의 성능이 좋아졌다. 특히, 그래픽 부분이 향상됐다. 이를 반영해 '아르고'의 그래픽 퀄리티가 이전에 비해서 향상됐다. 또한, 핵심인 전쟁 콘텐츠의 밸런스가 맞춰졌으며, 전장, 아이템, 보스 몬스터 등 새로운 콘텐츠가 대거 추가됐다. 콘텐츠 업데이트와는 별도로 전세계 유저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글로벌 서버 기술이 추가됐다. 기자 : 글로벌 서버 기술이란 전세계 유저들이 하나의 서버에서 게임을 즐기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가임 실장 : 아직은 기본적인 개념과 서비스 준비에 필요한 개발만이 진행된 상황이라 콘텐츠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아르고'가 가지고 있는 게임성이 유저들이 많을수록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는 만큼, 전세계 유저들이 함께 모여서 게임을 플레이하면 더 많은 기획적인 시도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서 다국어 지원, 채팅 서비스 지원 등의 기본적인 개발 작업을 완료했다.
기자 : 개발자들이 유저들과의 소통을 중시하지만, 사실상 직접적인 소통 창구가 부족하다.임 실장 : '아르고'에서도 유저들과의 소통을 위한 창구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게시판을 통해 유저들의 의견을 받거나 고객 서비스 조직에서의 리포트를 받는 것들이 전부였다. 이 같은 방법으로 유저들이 원하는 콘텐츠에 대한 의견을 충분히 들을 수 없다. 때문에 새로운 소통 방법을 고안해야 했다. 이를 위해서 '아르고'의 모든 개발팀들이 신분을 숨기고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기 시작했다. 개인 아이디를 마련해 1레벨부터 차근차근 육성하며, 유저들과 파티도 하고 길드에도 들어가 직접적인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사실 이 같은 방법은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한 개발자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이었지만, 이런 노력을 통해서 유저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개발 방향성을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기자 : 사실 유저들의 의견에 너무 집중하면 게임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훼손, 게임성이 변질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임 실장 : 개발팀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이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 유저들은 '아르고'의 메인 테마인 대립과 전쟁에 상당한 공감대를 가지고 있었다. 문제는 대립과 전쟁을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가하는 방법의 문제였다. '아르고' 개발팀은 게임의 본질을 훼손하는 않는 범위에서 다양한 기획적인 시도를 했으며, 결과적으로 사용자들의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다.
기자 : '아르고'가 장수 게임으로 서비스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앞으로가 더 중요할 것이다. 향후, 아르고의 콘텐츠 업데이트 방향성은 어떤가?임 실장 : 개발팀이 콘텐츠 업데이트를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유저들의 의견을 십분 개발에 반영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유저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큰 방향성이라면, 아무래도 유저들과 동의가 있었던 '아르고'의 게임 콘셉트인 대립과 전쟁을 강황하고, 새로운 관계 변화 등의 시도를 해볼 생각이다. 예를 들어, 전장에 AoS 요소를 녹여 최신 게임 트랜드를 게임내에 반영하고, 제3 세력의 출현과 일시적인 두 대립 세력의 동맹 등을 통해서 분위기를 환기시켜 볼 생각이다.
* 임송규 실장 프로필 ● 2001년 ~ 2003년 엠게임 리펜트(아레스온라인) 기획팀 ● 2004년 ~ 2005년 엠게임 홀릭 기획팀 ● 2006년 엠게임 홀릭 기획팀장 ● 2007년 ~ 현재 엠게임 아르고 온라인 기획실장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hplus.kr박병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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