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에 책대출 격감 고육책 영화티켓부터 고가 노트북까지 독후감 제출땐 문화상품권까지 ‘독서 골든벨’등 퀴즈행사도 마련
졸업을 앞둔 대학생 조현우(27ㆍ가명) 씨는 얼마 전 입사면접에서 당혹스런 경험을 했다. “대학시절, 인상깊게 읽은 책이 무엇이냐”는 면접관의 질문에 할 말을 잃었기 때문이다.
조 씨는 “영어나 각종 자격증 시험 준비하기에 바빠 따로 책 읽을 시간이 없었다”면서 “생각나는 대로 유명한 책 제목을 말했다가 내용을 파고드는 면접관의 질문에 더 이상 아무 대답도 못해 결국 최종면접에서 고배를 마셨다”고 고백했다.
‘취업용 스펙 쌓기 전쟁’을 벌이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독서’는 ‘남의 이야기’가 됐다.
실제 한국교육개발원이 2011년 전국 202개 대학의 모든 도서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학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한 건수는 170만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학생 1인당 연간 대출 건수가 1회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각 대학은 ‘독서장려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일부에서는 궁여지책으로 ‘상금’과 ‘상품’을 내걸기에 이르렀다.
이화여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화인 독서대회’를 개최했다. 교양교육원이 정한 필독서를 골라 읽은 뒤 백일장에 참여해 자유 서평을 작성하는 식이다. 학생들의 참려를 독려하기 위해 학교 측은 최신형 노트북, 아이패드 등 고가의 상품을 제시했다. 사전 참가신청만 해도 영화 티켓이 제공됐다.
건국대 역시 가을 문화행사의 하나로 ‘독서 골든벨, 아이패드를 잡아라’를 개최하고 퀴즈대회 형식을 빌어 학생들의 독서를 장려하고 있다. 특히 건국대는 시중 서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책을 따로 모아 베스트셀러 열람실을 만들고 학생들을 도서관으로 유인하고 있다. 건국대 관계자는 “매년 3~4% 씩 떨어지고 있는 도서 대출 현황에 맞선 조치”라고 설명했다.
고려대의 경우 올해 중앙도서관과 연계한 독서캠페인 ‘북적북적(book積book積)’을 시작했다. 학생들이 지정 도서를 읽고 독후감을 제출하면 문화상품권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오은정 고대신문 부장은 “2009년부터 독서 캠페인을 실시해 왔지만 상품권과 연계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면서 “책 읽기에 더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한 자구책이다”고 전했다.
독서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를 높이기 위해 특별 이벤트를 여는 학교도 늘고 있다.
중앙대는 ‘밤샘 독서 행사’를 열고 이날은 학생들이 야식이나 매트리스 등을 갖고 중앙도서관에 출입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중앙대 관계자는 “‘책 읽는 것이 재미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 재미있는 이벤트를 마련한 것”이라며 “앞으로 홈페이지를 구축해 독서 프로그램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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