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장 뮤지컬과 연극의 산실이었던 서울 대학로 학전그린소극장(194석)이 10일 문을 닫는다.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장기 공연한 학전소극장이 17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학전소극장은 1991년 개관한 ‘학전블루 소극장’(194석)에 이어 1996년 5월 학전의 레퍼토리 공연장으로 개관했다. 그 해 5월부터 2008년까지 12년 동안 ‘지하철 1호선’을 총 3232회 공연에 65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극단 측은 “학전그린소극장은 총 5000여 회 공연에 78만명이 넘는 관객의 추억과 열정이 담겨 있는 역사적인 극장”이라며 “건물의 기존 소유주가 한 중소기업에 극장을 매각함에 따라 이 자리에는 기업의 사옥을 재건축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황정민, 김윤석, 조승우, 안내상, 장현성, 방은진은 ‘지하철 1호선’이 배출한 스타 배우들이다. 또 서범석, 배해선, 이영미, 최재웅, 방진의, 김무열 같은 뮤지컬 스타들도 이 작품을 통해 기본기를 다졌다. 학전그린이 ‘배우 사관학교’라고 불린 이유다.
학전그린소극장에선 뮤지컬 ‘모스키토’, ‘의형제’의 초연을 비롯해 ‘허탕’ 등의 기획연극과 들국화, 안치환, 김덕수, 이광수, 김광민 등이 참여한 공연 ‘학전 봄풍경 32547-예술가들의 열린 사랑방’도 열었다. 극장의 마지막 작품은 지난 3일까지 공연된 뮤지컬 ‘빨래’가 됐다.
이번 폐관 소식에 공연계는 안타까움과 함께 소극장 생존을 위한 대안을 모색하는 계기로 삼아야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대경 한국소극장연합회 이사장은 “대학로의 상업화로 임대료와 대관료가 오르면서 극단의 소극장 운영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빈익빈 부익부가 가속화되는 공연계의 환경 변화에 대처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극단 여행자 대표인 양정웅 연출도 “학전그린소극장 폐관은 소극장이 대학로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에 대한 숙제를 남겼다”며 “극장도 이제는 새로운 방식의 마케팅ㆍ프로듀싱 시스템을 모색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극단 학전의 본래 보금자리인 학전블루소극장은 그대로 운영된다. 극단은 6일 학전그린소극장을 거쳐간 배우와 스태프들이 모인 고별파티를 연다.
장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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