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야구·배구 이어 농구도 비리 얼룩…프로스포츠 왜 이러나
“2·3등은 낙오자” 인식 영향 “생계곤란 조작유혹에 쉽게 빠져 “학연으로 얽힌 구조도 원인
남자 프로농구 현역 감독 A 씨가 승부조작 혐의로 검찰 소환이 임박함에 따라 축구, 야구, 배구에 이어 농구까지 사실상 프로 스포츠계 전 부문이 승부조작 파문에 휩싸였다. 검찰 안팎에서는 현재 A 감독 외에도 제 2, 3의 현역 감독 이름이 승부조작 감독 리스트에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대체 대한민국 프로 스포츠계에 계속해서 승부조작 파문에 휩싸이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1등만 기억하고 보상받는 스포츠계의 고질적 시스템을 문제로 지적한다.
이류, 삼류급 선수의 경우 프로 스포츠계에 몸담기가 어려워, 소히 낙오자로 불리는 이들이 승부조작에 연루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스포츠 경기 결과를 놓고 벌이는 각종 스포츠 도박 등으로 인해 현직은 물론 전직 프로 선수가 유혹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이 외에도 현재 프로 스포츠에서 뛰고 있는 전ㆍ현직 선수의 경우 초ㆍ중ㆍ고ㆍ대학을 거치면서 서로 끈끈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한 명이 조작에 연루될 경우 자칫 전체 선수가 빠르게 오염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나영일 서울대 체육교유학과 교수는 “공부 안 하는 운동선수를 모아서 자신만의 리그를 만든 것이 승부조작을 낳은 가장 큰 이유”라고 지적했다.
나 교수는 “지금 스포츠계는 짜고 치지 않으면 서로 살아남기 힘든 구조로 돼 있다”며 “이들은 중ㆍ고등학교 때부터 같이 운동을 한 선수다. 3등한 사람은 슬쩍 빠져주고, 4등한 선수를 한 단계 올려주는 구조로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축구의 경우 현재 고등학교 축구팀 등을 늘려 자율경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운동선수가 운동만 하는 제한적인 삶을 살다 보니 승부조작이 범죄에 해당되는지에 대한 판단을 잘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기천 고려대 체육학과 교수 역시 “운동선수가 공부를 하지 않고 운동만 하는 것도 문제다. 운동선수가 어려서부터 외국처럼 정상적인 지도를 받는 게 아니다. 그래서 사회에 진출해 홀로 서기가 안된다”며 “사회를 잘 모르기 때문에 쉽게 유혹에 빠지게 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돈의 유혹에서 빠져나오기 힘든 상황도 문제로 꼬집는다. 프로스포츠의 경우 상위권에 있는 선수는 큰 돈을 만질 수 있지만, 하위권 선수는 생계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제적으로 어려운 전ㆍ현직 선수가 끈끈하게 연결돼 있는 스포츠 선ㆍ후배에게 조작과 관련된 부탁을 하게 되고, 이 중 몇 명이 연루되면서 사태가 눈덩이처럼 커진다는 것이다.
한 전직 프로야구 감독은 “범죄인지 알면서도 같이 수십년 동안 지내왔던 선ㆍ후배의 부탁이라 거절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병국ㆍ민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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