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현재 열리고 있는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는 ‘북한과의 혈맹관계를 포기해야 하는가’라는 문제를 놓고 열띤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주말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대북 제제는 유엔안보리의 목적이 아니며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방법도 아니다”며 각국의 냉정과 자제를 요구하는 상투적인 기존 입장을 번복했다.
겉으로는 태연한 척하지만 속을 끓고 있는 모습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런 중국을 두고 “심각한 대북딜레마에 빠져있다”고 11일 진단했다.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대해 대북 제재 결의안을 채택한 후 세계의 눈이 중국으로 향해 있다. 중국이 혈맹국인 북한에 대한 지원을 어느 정도까지 축소하는지 보려는 것이다.
미국 북한 전문가의 한 사람인 마커스 놀란드 국제경제연구소(IIE) 연구위원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모든 은행과 대북 관문 문제의 키를 중국이 쥐고 있다. 중국 정부가 대북제제결의안을 철저히 이행하면 북한의 행동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중국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중국 각계에서도 북한과의 동맹관계에 대한 공개적인 반발이 나오고 있다. 신중과 자제를 요구하고 있는 중국의 공식 입장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기관지 학습시보의 덩위원 부편집장은 FT 기고문에서 “베이징은 다루기 힘든 북한을 포기해야 한다”면서 “북한은 ‘완충’이라는 전략적 가치가 일찍부터 없어졌기 때문에 중국의 현재 이익과 가치는 서방국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FT는 중국 각계에서 북한정부의 고립정책이 중국의 이익을 해치고 있으며,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라는 외침은 더이상 어떠한 효과도 발휘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중국의 문제는 바로 서방과 어떻게 협력을 전개해나가느냐에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주 “결의안 초안에 대해 미국과 의견 일치를 이뤘다”는 말을 강하게 부인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중국 외교정책 전문가는 “북한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거나 중국이 미국과 한편에 섰다는 모습을 보임으로서 북한이 더 호전적인 행동을 취할까봐 두려워서다”고 분석했다. 이 전문가는 중국은 북한의 정권 붕괴도 우려하고 있다면서 두 가지 모두 중국에게는 지금보다 더 최악의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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