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03회> 총칼 없는 전쟁 43
“강유리 선수를 자동차 경주에 딸려 보내자고요? 잠자다가 남의 다리 긁는 말씀을 하시네? 강유리는 골프선수잖아요?”
“물론이지요. 강유리는 골프선숩니다. 회장님 자제분…유호성 군은 자동차 경주 선수고요. 하지만 호성이의 반쪽은 여전히 골프선수일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내 아들 반쪽이 골프선수? 그게 무슨 얼토당구장 같은 말씀예요?”
“그러니 내 말을 잘 들어보세요.”
신희영의 귀가 쫑긋해지자 강준호는 본격적으로 속셈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먹히면 좋고 먹혀들지 않아도 본전이란 심사였다. 어쨌거나 꺼내들 수 있는 마지막 카드! 이 방법이 신희영에게 먹혀들기만 하면 최소한 강유리의 앞길은 보장이 되는 셈이었다. 신희영은 모르고 있겠지만 강유리는 강준호의 친딸 아니던가.
“한때 거금을 들여 모셔온 강유리 선수가 지금은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폐품이 되지 않았습니까? 그동안 투자해온 돈이 아깝다는 말이지요. 그에 반해서 유호성 군은 어떤가요? HY 훌 푸드란 좋은 배경을 버리고 스스로 폐품이 되려 하지 않습니까?”
“내 아들이 폐품이 되려 한다고요?”
“그럼요. 자동차 경주선수가 된들 뭐에 쓸까요? F1 선수라면 또 모를까…. F1 선수라 해도 ‘슈마허’라든지 ‘레이쾨넨’ 등등 세계적 선수에 눌려 기를 펴지 못할 거예요. 더구나 우리나라와 같은 풍토에서는….”
“그래도 그렇지 폐품이 뭐예요? 폐품이.”
“골프선수와 극단적으로 비교하자는 표현입니다. 오해마세요. 하여간 F1으로 성공하지 않는 이상 유호성 선수와 우리 회사와는 아무런 연관도 맺을 수 없다는 겁니다. 왜냐? 우리 회사에서는 자동차경주 선수를 키울 수도 없고, 써먹을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 유호성 군이 골프선수로 성공한다면 그땐 상황이 달라지지요.”
“어떻게 달라지지요?”
“우리나라에 아마추어 골프인구가 몇 명인 줄 아십니까? 호성 군이 골프선수로 출세하면 회장님이 그 뒤를 팍팍 밀어 광고를 해도 곧 이익금으로 바뀌어 되돌아올 수 있다는 거지요. 자동차경주 선수와는 달리 골프선수에게는 투자가치가 충분하다는 말입니다.”
“그래, 맞아요. 내 말이 그 말이야.”
신희영이 맞장구를 치자 강준호는 입에 거품을 물며 설명해 나갔다. 어쩌면 그리도 말이 술술 나올까? 그는 제풀에 놀랄 지경이었다.
“결론은 유호성 군의 반쪽을 차지하고 있는 골프선수의 본능을 되찾아 오자는 거지요.”
“그러면 나야 땡큐지요. 하지만 어떻게 되찾아요?”
“이렇게 하시면 됩니다. 어차피 호성 군을 케어하기 위해서 구급약품, 보약 따위를 싣고 그 뒤를 따를 것 아닙니까? 내가 확신하지만 호성 군은 결코 이번 랠리를 완주하지 못할 거예요. 왜냐? 죽을 만큼 힘들기 때문이지요. 추측컨대, 고비사막쯤에서 기권할 것이 뻔합니다. 호성 군은 좌절해 있겠지요. 그때 늘씬하고 풋풋한 강유리가 투입되는 겁니다.”
“그거…일리가 있는 말씀예요.”
“있다마다요. 모든 걸 포기하고 좌절해 있을 때…짜잔! 8등신 강유리 선수가 나타나서 호성 군을 위로하는 겁니다. 물론 그에 앞서서 기회를 보아가며 골프 퍼포먼스를 펼쳐야겠지요. 기진맥진한 그의 앞에서 낭만적인 쇼를 하는 겁니다.”
“사막에서 골프쇼를 해요?”
“그럼요. 얼마나 멋질까요? 얼마나 낭만적일까요? 사막에서의 골프!”
순간 신희영의 눈이 반짝 빛나는 것을 강준호는 분명히 알아챌 수 있었다. 오, 베리 굿! 알리바바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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