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발매한 지 1년 된 버스커버스커의 노래 ‘벚꽃엔딩’이 사람들 사이에서 다시 들려지고 있다. 특별한 계기도 없다. 봄바람을 타고 왔을 뿐이다. ‘벚꽃엔딩’은 지난 25일 현재 멜론 음원차트 1위에 올라 있고, 다른 온라인 음원차트에서도 상위권이다. ‘벚꽃엔딩’의 노래소리는 진짜 벚꽃이 피는 4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꽃구경 가는 차 안에는 ‘벚꽃엔딩’을 자주 튼다고 한다. 그러니 ‘벚꽃엔딩’의 재유행도 롱런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는 4월 복귀하는 싸이의 신곡은 버스커버스커와 대결해야 할 것 같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벚꽃엔딩’의 이런 역주행 현상을 파워블로거 ‘웅크린 감자’는 “봄의 캐롤”이라 칭한 바 있다.

‘벚꽃엔딩’은 2011년 장범준 등 멤버들끼리 천안 북일고 벚꽃축제를 갔다가 다들 쌍쌍이 온 모습에 짜증(?)이 나 만든 노래다. 그래서인지 외로움과 낭만성이 공존한다.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사랑하는 연인들이 많군요/알 수 없는 친구들이 많아요/흩날리는 벚꽃 잎이 많군요 좋아요’

매주 신곡들이 쏟아져나오고 기성가수들이 신보로 복귀하는 대중음악계에 지나간 노래가 특별한 계기 없이 다시 화제가 되기는 힘들다. 알렉스가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러브홀릭의 ‘화분’을 불러 크게 히트한 것, ‘슈퍼스타K2’에서 강승윤이 윤종신이 이미 불렀던 ‘본능적으로’를 불러 히트했던 것은 새로운 소통법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전자는 ‘우결’이라는 가상부부의 고백송이라는 스토리가 만들어진 상태에서 이벤트에 강한 알렉스가 캐릭터 플레이를 한 것이고, 후자는 젊고 잘생긴 강승윤이 40대인 윤종신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선보였다.

물론 특정 시즌이 오면 자주 불리는 계절송이 없는 것은 아니다. DJ DOC의 ‘여름 이야기’, 쿨의 ‘해변의 여인’ 등이다. 수많은 계절송이 있지만 그때마다 자주 흘러나오는 노래는 그리 많지 않다. ‘벚꽃엔딩’의 재유행은 이 같은 시즌송의 효과와 노래 자체의 힘을 아울러 지니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노래를 히트시키기 위해 트렌드와 마케팅을 강화하는 음악제작자와 가수에게 버스커버스커는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대중의 선택을 받기 위해 중독성과 자극성을 노리는 음악, 칼군무 퍼포먼스, 섹시 콘셉트 등이 기획된다. 하지만 이런 음악들은 대부분 단기적으로 소비되고 흘러가 버린다.

‘벚꽃엔딩’에는 솔직한 감성과 진정성이 그대로 녹아 있다. 거의 모든 가사들이 “내 노래 창작의 영감은 실제 연애와 결별에서 얻는다”고 고백했던 ‘평범남’ 장범준의 경험담에서 나와 현실성을 더한다. 봄바람이 산들산들 설레게 하는 이맘때 여자친구가 없는 솔로 청춘들이라면 한 번쯤 느꼈을 법한 감성 그대로다.

버스커버스커는 복고적이고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김광석과도 통한다. 김광석의 복고감성이 성찰적이고 고백 조의 차분한 분위기라면, 버스커버스커는 보다 청량하고 경쾌하며 애잔하기도 한, 묘한 서정성을 머금고 있다.

감성밴드 버스커버스커의 편안하고 경쾌한 음악은 진정성과 합쳐져 TV에 출연하지 않아도, 홍보마케팅이 없어도 대중들이 찾아 듣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임에도 이미지 소비가 가장 적은 이들은 자연스럽고 말랑말랑한 어쿠스틱한 감성으로 청춘을 노래해 대중의 귀에 쏙 들어오게 한다.

이런 현상은 그동안 일렉트로닉 팝 사운드에 동일 가사를 반복하는 스타일의 트렌디한 음악, 작위적인 음악에 조금씩 싫증을 내고 있다는 방증이다. 같은 이치로 오는 여름에는 ‘나는 지금 여수 밤바다 너와 함께 걷고 싶다’고 말하는 버스커버스커의 ‘여수 밤바다’가 다시 히트할 것이다.

서병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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