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제대후 훌쩍 커서 돌아온 배우 김래원
같이 낚시 다니며 나눴던 대화들 인간 김래원 성장에 큰 영향 미쳐
스크린 복귀작 ‘마이 리틀 히어로’ 나 자신의 배우 인생 같아 무한애정
“10대에는 액션, 폭력물의 주인공이 이상적인 남자였죠. 20대는 ‘대부’였습니다. 그런데 서른 즈음이 되니까 어느 순간부터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주인공 같은 사람이 가장 강인한 남자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죽음을 앞두고서도 자신의 어린 아들에게 가장 아름다운 세상을 보여주려고 하는 아빠. 그보다 더 강한 남자가 어디 있겠어요. 제가 가장 부러운 존재입니다. 현실에서 가장 가까운 롤모델을 꼽자면 한석규 선배예요. 좋은 아빠이자 좋은 남편, 훌륭한 배우죠. 제가 꿈꾸는 남자상입니다.”
3년 전, 영화배우 김래원(32)은 선배 한석규로부터 전화를 한 통 받았다. “우리 후배 낚시를 좋아한다고 하던데, 같이 한 번 갈까?”라는 제안이었다. 그 후 1년간 김래원은 한석규와 하루 걸러 한 번씩 낚시여행을 했다. 찌를 강에 드리우고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참 많이 나눴다.
김래원은 “한석규 선배와 한참 낚시를 다니면서 저 스스로 많이 성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
17세에 처음 TV 드라마에 출연해 이제 서른둘, 15년차 배우가 된 김래원은 ‘마이 리틀 히어로’에서 한결 성숙한 연기를 보여준다. 2011년 군 제대 후 스크린 복귀작인 ‘마이 리틀 히어로’에서 김래원은 허세와 야심뿐인 3류 뮤지컬 작곡가 역할을 맡았다.
극중 김래원은 별 볼일 없이 아동극만 전전하다 대형 뮤지컬 아역배우를 선발하는 TV 오디션 프로그램의 심사위원으로 출연하는 기회를 얻고, 이를 발판으로 부와 명성을 얻으려고 한다. 그런데 자신의 의도와 달리 탈락할 가능성이 높은 다문화가정 출신 소년(지대한 분)의 ‘멘토’로 지정되고, 울며 겨자 먹기로 마지못해 지도에 나선다. 하지만 점차 소년의 열정에 감화돼 마음을 열어가는 인물이다. 오로지 자신의 성공만을 꿈꾸던 가난한 삼류 예술가가 누군가와 같이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 대한 소중한 가치를 발견해가는 과정은 김래원이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배우 인생을 닮았다.
“17세에 첫 드라마를 했죠. 아무것도 모르고 열정만 있던 때였습니다. 연기는 서툴렀지만 뭐든지 배우려고 했던 시기였죠. 그러다가 ‘옥탑방 고양이’(2003년 방송)로 소위 스타덤에 오르면서 과장하자면 이번 영화의 주인공처럼 ‘나를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는구나’하는 자만심도 없지 않았죠. 당시 한 달에도 몇 편의 CF를 찍고 수십, 수백편의 작품 제안을 받았으니까요. 내가 연기도 잘하고 꽤 잘난 배우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나이를 먹고 작품이 쌓여가면서 이제는 저 자신의 부족함도 깨닫고, 더 많은 사람과 가치를 볼 수 있는 눈도 조금씩은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지난 10여년간 어떻게든 배우려고 하고 배우로서 성취하려고 하는 자세만큼은 잃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 열정을 앞으로도 계속 지켜가고 싶습니다.”
영화 개봉에 즈음해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래원은 스스로가 돋보인 것이 아니라 “주인공 소년을 빛내는 데 한몫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특히 “좋은 아빠가 가장 훌륭한 남자”라는 생각도 더 하게 됐다.
“서른 후반에는 가정을 갖고 제 꿈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라는 얘기도 덧붙였다.
“여전히 연기에 목마르고 좋은 작품이 고프다”고 말하는 김래원은 “ ‘인생은 아름다워’ 같은 영화를 꼭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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