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채한도 증액 기대, 中 성장 지속이 관건, 日 엔화 평가절하 부담

[헤럴드경제=이태형기자] 이번 주 채권 시장은 금리 상승 흐름이 우세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부채한도 임시 증액안이 빠르면 이번 주 의회 표결을 통과할 것으로 보여 단기적 불확실성은 완화되는 한편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 스토리를 지지하는 지표들의 결과는 금리 레벨 부담을 더욱 부각시킬 수 있는 재료라는 판단이다.

▶미국 부채한도 증액 및 재정감축 문제 우려…과도한 불안감은 불필요=미국 재정절벽(fiscal cliff) 협상은 결과적으로 타결되었지만 가장 쟁점이 되었던 재정감축 문제를 시퀘스터(sequester) 시행 2개월 연기와 함께 그대로 남겨 두면서 일각에서는 재정절벽 합의를 두고 또 다른 절벽(cliff)의 예고편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결국 협상 타결 이후 위험자산의 랠리는 단기에 그쳤고 시장은 다시 미국 부채한도 증액 및 재정감축 문제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기 시작했다.

지난 해 11월 29일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O#1)을 시작으로 Plan B를 거쳐 최종안(final deal)이 의회를 통과하는 과정 동안 행정부와 공화당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했던 쟁점은 대부분 합의 내용에서 제외됐다.

2011년 8월 제정된 예산통제법(Budget Control Act)은 2013년 1월부터 매 해 1090억 달러의 자동 지출 삭감(sequester)을 규정했지만 지난 해 대선 일정과 물리적 시간의 한계로 인해 1월 초 합의안은 2개월 간 유예를 통해 추가적인 합의안 마련을 위한 시간을 벌어 두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결국 지출 삭감과 관련된 논의는 부채한도 증액 협상으로 다시 넘어오게 됐으며 미국은 이미 지난 해 12월 31일 공공부채 잔액이 한도를 모두 소진했다.

물론 부채한도 적용을 받지 않는 임시 방편(extraordinary measure)으로 미국이 당장 디폴트에 빠지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고 지난 2011년 당시에도 이미 한도를 모두 소진한 상황에서 재무부의 임시 대응으로 협상에 필요한 시한을 좀 더 연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2월은 미국 개인 및 법인들의 소득세 환급이 집중되는 시기로 지난 2011년 여름과 달리 매일의 현금 유출입 규모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크게 떨어진다.

지난 해 2월과 2011년 7월의 일별 개인 및 기업에 대한 소득세 환급 내역을 보면, 7월과 달리 2월에는 환급 금액은 물론 변동성 또한 크게 확대되면서 실제 현금 흐름 발생에 대한 추정이 더욱 어렵게 된다.

결국 이러한 시점상의 문제로 지난 주 가이트너(Geithner) 미 재무부 장관은 지급 예정된 금액만큼 충분한 현금을 가지지 못하

게 되는 날짜(X date)를 2월 15일에서 3월 1일의 넓은 범위로 제시하며 부채 한도 증액의 시급성을 의회에 공개서한을 통해 전달했다.

주말 사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이번주 임시 한도 증액안에 대한 의회 표결 진행의 배경은 바로 여기에 있다.

결국 임시적이기는 하지만 4월 말까지 3개월 간 부채한도를 증액하는 것에 양 당이 합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기대감을 배경으로 이번 주 위험자산이 조정 국면에서 벗어나 반등할 경우 채권 시장 내 금리 레벨에 대한 부담감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한편 미국 정치권이 부채한도 협상 과정에서 야기될 수 있는 극단적 분열과 그로 인한 금융 및 실물 경제에 예상되는 부정적 영향을 두고 어느 누구도 정치적 부담을 떠 안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점도 다시 한번 확인 될 것이다.

극단적으로 4월 말까지 재정감축에 대한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협상 시기 재 연장이라는 임시 방편 카드가 한번 더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남아 있는 부채한도 증액 이슈에 대한 불안감을 과도하게 가져 갈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본다.

▶중국 지난 성장은 양호…남은 것은 지속성=중국은 지난 해 4분기 GDP 성장률이 전년대비 7.9%를 기록하며 2011년 이후 7분기 연속 성장률 하락 흐름에서 벗어났다.

최근 중국 경제지표들이 개선세를 이어온 결과 성장률 발표 직후 시장 영향력은 제한되었지만 뒤따라 발표된 산업생산, 소매판매 등 12월 중국 경제지표 역시 대부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중국 경제의 회복 전망을 지지했다.

특히 과거 중국 산업생산 지표와 성장률 간의 뚜렷한 상관관계는 이번에도 다시 한번 확인되었으며 중국 국내(domestic) 수요와 아시아 및 아프리카, 남미 지역의 중국 상품에 대한 수요 증가, 선진국 수요 또한 바닥을 치고 회복되고 있는 흐름은 중국 산업생산 전망을 더욱 밝게 하는 부분으로 볼 수 있다.

소위 리커창 지표(Li Keqiang’s index)로 불리는 중국 전력소비, 철도화물운송량, 위안화 대출 흐름 역시도 이러한 중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지지하고 있다.

위안화 대출이 20%대에 육박하는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철도화물운송 역시 바닥 탈출 신호가 확인되고 있다.

전력소비 증가율 또한 빠르게 반등하면서 세 가지 지표 중 가장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

중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 전망은 중국 수요에 이익이 직결된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 가이던스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매분기 미국 어닝시즌 시작을 알리는 알코아(alcoa)는 2013년 지역 별 상품 생산 전망 자료를 통해 북미와 유럽 지역과 달리 중국향(向) 생산 전망은 모든 산업 분야에서 긍정적으로 내 놓았다.

중국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은 중국 노동자 임금 상승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과도 맞닿아 있다.

중국 도시지역 노동시장 내 구직 대비 구인 비율로 파악한 수급 비율은 지난 09년 말 이후 초과수요 상태가 지속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그 폭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2012년 소비지출의 중국 GDP 성장 기여도 또한 51.8%를 기록하며 고정투자(50.4%)를 넘어선 점 역시 향후 중국 경제의 안정적 성장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부분이다.

▶빠른 속도의 엔화 평가절하, 일본 경제에도 부담=일본 엔화의 평가절하 흐름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 해 11월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지출과 엔화 약세 유도를 위해 인위적 인플레이션을 조장하겠다던 신조 아베 자민당 총재의 당선 가능성이 여론 조사를 통해 유력한 것으로 발표된 이후 일본 엔화는 거침 없는 하락세를 이어 오며 2개월 간 13.5% 평가 절하됐다.

이는 최근 몇 년간 단행돼 온 일본 당국의 환율 개입 당시의 움직임과 분명 차별화된 흐름이다.

시장 역시 달러당 100엔까지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열어 두며 엔화 숏-달러 롱 포지션을 크게 바꾸지 않는 모습이다.

그러나 방향성과는 별개로 환율 변화 속도의 가파른 흐름이 거시 경제 측면에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은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일본 엔화의 가파른 절하 흐름에 대해 IMF를 비롯해 글로벌 주요국들이 일제히 우려를 표명하는 가운데 일본 내부에서도 엔저(低)에 따른 반발이 감지되는 분위기다.

직접적으로는 엔화 약세와 함께 일본 내 유가 불안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일본 대다수 국민들은 물론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유 수입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진 일본 전력업계에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엔화 가치 하락에 따른 표면적 수출 증가는 그에 수반하는 수입품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지난 주 OECD가 발표한 무역 분석 보고서는 글로벌 공급망(supply chain)분화로 부가가치(value-added) 기준 교역 통계 자료와 그에 따른 통상정책 수립 필요성을 제시했다.

일본 수출품이 자국에서 생산되는 부품으로만 구성된 완제품이 아니라면 환율의 양면적 성격은 인위적 엔화 약세 유도 정책의 근본적 한계를 노출 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주 21~22일로 예정된 일본 중앙은행 통화정책 회의에서 인플레이션 타겟을 기존 1%에서 2%로 상향 조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추가적인 완화 정책 실시가 예상된다.

이는 그 동안 진행돼 온 엔저 흐름이 추가로 이어질 수 있는 재료이자 다른 한편으로는 정책 발표 후 이벤트 해소와 함께 엔화 약세 속도조절 가능성 또한 내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내외 과도한 엔저 흐름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와 무역제재와 같은 실력행사 움직임 역시 엔화 평가절하 속도를 그대로 유지하기 어렵게 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