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주요 결정이 있을 때마다 자택에 머물렀다. 사안의 중요도에 따라 짧게는 하루이틀, 길게는 1주일 가까이 칩거하는 경우도 있었다.
초미의 관심사인 국무총리 후보자 발표를 앞둔 23일, 그동안 외출을 자제했던 박 당선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무려 5일만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총리 인선을 마무리 지은 게 아니냐”는 예측이 나왔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인 24일 인수위원회는 “(박근혜 정부의)주요인선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년간 박 당선인은 당 비상대책위원회 인선, 중앙선대위 인선, 과거사 기자회견, 인수위원회 인선 등 굵직한 발표를 앞두고 공개행보를 자제했다. 발표가 있는 전주의 주말은 영락없이 자택에 머무는 패턴이다. 이 패턴은 1분 1초가 아까운 대선 선거운동 때도 마찬가지였다. 선대위 인선을 앞두고는 추석 연휴를 통틀어, 1주일 가량 자택에 머물렀다. 당 내부에조차 “발로 뛰어다녀야 할 시간에, 책상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너무 긴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을 정도다.
당선 후엔 자택에 머무는 간격이 더 길어졌다. 지난달 인수위 구성을 앞두고도 주말 내내 자택에 머물렀고, 최근에는 5일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측근들은 당선인이 차기 정부 큰 틀을 짜는 상황에서, 결정할 사항이 양적으로 방대해졌기 때문 아니겠냐고 해석했다.
당선인의 한 측근은 “당선인이 뭔가 결정을 내릴 땐 그 순간 판단으로 결정하는 경우가 드물고, 반드시 숙고의 시간을 갖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유의 모범생 기질이 있어 큰 숙제를 앞두고 다른걸 못하는 스타일”이라며 “주요 결정사항 있으면 그것에만 전념한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당선인이 평소 ‘원칙과 신뢰’를 정치철학으로 내세운 만큼,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원칙의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음을 고려해 유독 심사숙고의 시간을 중시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사실 ‘숙고’기간에는 박 당선인의 공개 외출이 없을뿐, 비공개적인 물밑 접촉을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모진과 만나서 의견을 교환하거나, 각계 전문가 그룹으로부터 ‘전화 여론 청취’를 한다는 것. 일각에선 ‘삼성동팀’이 박 당선인 자택 인근에서 모여 인선을 진행한다는 얘기도 있다. 박 당선인 측 관계자는 “인선이 늦어진 것은 박 당선인이 총리로 임명하려고 했던 사람들이 여러차례 고사해서 일정이 늦춰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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