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감독의 신작 ‘베를린’은 음모로 가득한 도시 베를린을 배경으로 북한 최고 요원 표종성(하정우 분)과 그를 쫓는 한국 국정원 요원 정진수(한석규 분)의 이야기를 그렸다. 류승범은 이들 중 표종성을 음모의 한 가운데로 몰아넣어 베를린을 삼키려는 음모를 꾸미는 북한 권력자의 아들 동명수 역을 맡았다.
각자의 목적을 위해 서로 쫓고 쫓기는 혈투를 벌이는 이들의 120분 러닝타임 안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관객들의 긴장감을 놓을 줄 모른다.
최근 강남의 모 카페에서 만난 류승범은 좋지 않은 몸 상태에도 불구하고 영화 홍보를 위해 바쁜 일정을 모조리 소화하고 있었다.
“평소 잔병치레가 없는 편인데 한 번 아프면 크게 아픈 스타일이에요. 오늘이 그런 날인가봐요. 어제만 해도 괜찮았는데..이거 죄송해서 어떡하죠?”
아픈 몸을 이끌고 인터뷰에 임하는 그를 위해서라도 빠른 진행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얼른 본론으로 넘어갔다. 그는 ‘베를린’을 통해 처음으로 첩보 영화에 출연했다. 그는 류승완 감독의 리얼 액션에 고생스러움을 표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이 난 모습이었다.
“이번 영화는 정말 즐거운 마음으로 임했어요. 처음부터 캐릭터에 애정을 가지고 시작해서 그랬나 봐요. 총격신이나 액션신도 너무 재미있었고, 다른 영화에서 주연을 맡을 만한 배우들과 함께 맞춰 가는 것이 즐거웠어요. 특별하게 장르를 선호하거나 고집하는 타입은 아니거든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다찌마와 리-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주먹이 운다’, ‘아라한 장풍 대작전’, ‘부당거래’ 등 류승완-류승범 형제가 함께 작업한 작품도 벌써 한 손으로 꼽기 어려울 정도다.
“굳이 형과 아우, 감독과 배우로 나누지 않더라도 현장에서는 작업을 위한 만남이기 때문에 일을 하는 동안은 자연스럽게 배우와 감독이 될 수밖에 없어요. 배우로서 작품에 관한 생각을 감독에게 이야기하고, 감독은 배우에게 그것을 설명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모습이잖아요.”
류승범에게 있어 영화가 흥행하기를 바라거나 형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보다는 작품 내적인 것에 충실하기로 마음먹었다.
“‘베를린’은 어떤 기대를 걸기보다 ‘주어진 역할을 어떻게 해야 잘 소화할까’라는 고민을 먼저 했어요. 나머지 외적인 부분들은 제가 크게 고민한다 해서 바뀔 수 있는 부분이 아니잖아요. 그저 작품 생각을 하며 내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할까 생각했어요.”
그에게서 ‘베를린’에 대한 강한 애정이 묻어나왔다. 이제까지 그가 해왔던 작품들이나 앞으로 그가 하게 될 작품 모두 그의 사랑을 받을 것이라 믿는다. 그는 ‘베를린’에서 다소 희화화된 악역 캐릭터 동명수로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표종성에게 자격지심을 갖고 있는 욕망의 덩어리다. 특히 표종성과 련정희의 통화를 듣고 화를 분출할 때의 연기는 절로 탄성을 자아낸다.
“동명수라는 캐릭터는 오히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느낌이 명확했어요. 분량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내 몫을 제대로 했어야 했죠. 배우의 역할은 영화 속에서 자신이 맡은 부분을 잘 해내는 것이 중요한 몫이라고 생각해요. 문득 ‘우리가 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잖소’라는 대사가 떠올랐어요. 동명수는 제가 볼 땐 하나의 끝없는 욕망 덩어리 같아요.”
류승범은 그의 작품에 늘 애착을 갖고 있다. 앞으로 만날 작품도 모두 그에게는 특별하다.
“이번 역할은 다 기억에 남습니다. 어떤 특별한 장면보다는 전체적으로 좋았던 것 같아요. 고생한 만큼 보람도 있고 잘 마무리 된 것 같아요.”
영화 ‘베를린’은 한국 영화의 발전된 액션 기술을 비롯해, 관객을 사로잡을 여러 면모를 고루 갖춰 ‘대작 상업 영화’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많은 요소를 기대해서 찾기 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오셔서 확인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각자 자기 몫을 훌륭히 해 영화를 완성시킨 류승완 감독님, 스태프 분들, 한석규 선배님, 전지현, 하정우 형 모두 감사하고 파이팅 하고 싶어요”
배우들은 당연히 좋은 배우와 작업하기를 원한다. 그런 면에서 류승범에게 이번 작품은 자신에게 좋은 기회였고 그 좋은 느낌이 관객에게 전달되기를 바라고 있다.
조정원 이슈팀 기자 chojw00@ 사진 황지은 기자 hwangjieu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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