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류정일 기자] 무선인터넷전화(m-VoIP) 확대, 이동전화 가입비 폐지, 알뜰폰 활성화, 스마트폰 가격 인하 유도… 역시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박근혜 정부 국정목표 및 국정과제(안)’을 발표하며 통신비 부담 낮추기 추진계획을 밝혔다.
대표적인 규제 사업자로서 이동통신사들은 대대로 정권의 눈치를 봐야 했다. 공공재인 전파를 사용한다는 태생적 한계도 있지만 정권 입장에서 이통사는 언제든지 입맛대로 다룰 수 있는 간편한 먹잇감과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 정부 출범이라는 시류에 편승한 소비자단체의 마녀사냥식 비판도 재연됐다. 소비자보호원은 정액형 요금제 가입자가 기본 제공량 중 음성통화는 75%(3G), 데이터 통신은 56%(LTE)만 사용하고 있다며 필요 이상의 요금을 부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3분기 가구당(3.4명) 통신비가 15만5000원이나 된다니 인수위든, 소보원이든 견강부회(牽强附會)는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과 주장이 간과하고 있는 바는 없는지 곱씹어 볼 문제다.
방통위가 발표한 2012년 통신서비스 품질평가에서 이통3사의 음성통화 품질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정한 최상위인 S등급(통화성공률 97.5% 이상)을 받았다. 전국의 읍면동 단위 269개 지역을 대상으로 한 조사로 뉴욕, 도쿄, 홍콩 등 세계 6대 도시 평균 B등급(통화성공률 90~95%)을 압도했고 품질미흡 지역은 없었다.
LTE 환경에서 무선 웹서핑 시간은 1.1초에 불과했다. 이게 공짜일까. 이통3사는 LTE 전국망 구축을 위해 지난해 8조2000억원을 투자했고 올해도 LTE 보완 및 MC(멀티캐리어) 네트워크 확대를 위해 6조원 이상을 쓸 전망이다.
통합형 요금제는 음성, 문자, 데이터를 개별 이용할 때보다 저렴한 번들형 상품이다. 이용자 개개인이 이용량을 감안해 가입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런데 이를 모두 이용하지 못했다고 푸념한다면 한달 수강료 한번에 계산하고 모두 다 참석 못한 책임을 학원에 물어야 할까.
이용자에게는 세계 최고 품질의 통신서비스를 제공하고 스마트폰 제조사들에게는 해외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함으로써 세계 최대 IT기업으로 성장하는데 기여한 이통사들의 순기능을 인정할 필요도 있다.
제값 주고 가치를 누리는 것이 시장경제의 기본이고 박근혜 정부가 새롭게 내놓은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 질서 확립’의 최소한의 책임감이다. 때마다 반복돼온 이통사 죽이기 만으로는 사업자와 이용자 모두 만족할만한 효과를 보기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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