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식ㆍ안상미 기자]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이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경평) 방식에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섰다. 상식에 어긋나는 평가방식 때문에 피해를 봤다며 공식 이의를 제기했고 행정소송도 불사한다는 입장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경평 대상인 100여개 공공기관들은 경평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실제로 이의 제기는 못하는 상황이었다.
남궁민 KTL원장은 지난 30일 기자와 만나 경평 결과와 관련 “지난 8일 경영평가단에 결과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고 기획재정부에도 지난 25일 13가지 항목의 공식 질의서를 보내 결과 수정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KTL이 문제삼은 부분은 직원 생산성 부문이다. 현재 KTL의 총 직원은 정규직 354명에 비정규직 350명으로 거의 1:1비율이다. 2년 계약직인 비정규직에게 정규직에 준하는 생산성을 요구할 수는 없는 터. 하지만 경영평가단은 이 부문서 단순하게 직원수 대비 생산성을 따져 20점 만점에 3.5점을 감점했다. 결국 KTL은 기관장 평가와 기관 평가 모두 ‘D등급’을 받았다. 사실상 낙제점이다.
이에 대해 남궁 원장은 “우리기업들의 수출 물량이 늘어나면서 매년 평균 업무량이 13%씩 늘어났다”며 “정규직을 더 뽑고 싶었지만 기재부에서 직원수를 제한해놔 어쩔 수 없이 비정규직을 늘렸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비정규직이라도 늘려 공공기관으로서 일자리를 창출했고 일 처리 기간도 단축해 기업들의 수출에 도움을 주면서 자체 수익도 늘어나 재정자립도를 올렸다”며 “가산점을 줘야 마땅한데, 열심히 일한 것에 대해 평가단이 감점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의 입장은 다르다. 김철주 기재부 공공정책국장은 “이미 모든 공기업이 같은 기준으로 경영평가를 받은 상황”이라며 “KTL의 경우 비정규직이 많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비정규직의 생산성을 높이지 못한 점에서 감점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공기관들은 KTL의 입장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에너지 공기업 고위관계자는 “기재부가 비정규직에게 정규직과 같은 생산성을 요구하는 것은 일선 경영 환경을 너무 모르는 처사”라며 “대부분의 공기업들이 각자의 상황에서 경영평가 결과에 억울한게 많지만 예산권 등 모든 권한을 쥐고 있는 기재부의 심기를 건들 수 없어서 이의제기를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남궁 원장은 경영평가 결과 수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감사원 감사청구나 국회 국정조사,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말해 향후 사태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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